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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인권침해 표현 여전…개정교과서 수정 삭제해야" 인권위, 교과부에 30여건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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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인권침해 표현 여전…개정교과서 수정 삭제해야" 인권위, 교과부에 30여건 권고

입력
2010.10.2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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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가족을 위해 일하느라 함께 놀아주지 못하는 아빠를 좀 이해해주렴.”(초등 3년 도덕, 성 역할 구분 조장)

“시민불복종 운동은 자칫 국가의 혼란과 무질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중등 도덕, 인간 존엄성 및 권리 침해 소지)

2010년 개정 교과서 내에서도 차별과 편견, 민주주의적 원칙훼손 등 인권에 부합하지 않은 사례들이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2010 인권친화적 교과서 집필기준 모색을 위한 워크숍’에서 인권위의 교과서 모니터링 위원들은 개정 교과서의 삽화ㆍ내용ㆍ서술 방식 등을 검토한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워크숍 발표자료에 따르면 교과서 등장인물의 성비 불균형 문제는 상당 부분 개선됐지만 남성은 주인공, 여성은 주변인으로 그려진 사례가 많았다. 또 여성은 집안일과 소비를, 남성은 바깥일과 공적 영역을 맡는 것으로 묘사돼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서 모니터링 위원으로 활동한 김진우(창덕여고 2년)양은 “대통령을 비롯, 모든 정치인이 남자로 표현돼 있다”며 “나라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남성이라는 편향된 사고방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고등학교 사회문화에서는 ‘전형적인 일탈자로 동성애자ㆍ약물 중독자ㆍ범죄자 등이 거론된다’고 기술, 동성애를 ‘사회적 일탈’과 ‘나쁜 문화’로 분류하고 있어 사회적 편견을 조장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시민불복종운동을 편향적으로 표현, 민주적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진아’ ‘정신박약’ ‘앉은뱅이’(초등 도덕 및 중등 사회) 등 장애인을 비하하는 잘못된 용어도 버젓이 등장했다. 김서로(이화여자외고 1년)양은 “일상에서도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교과서에서 이런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이에 따라 인권적 가치를 훼손하는 삽화 및 그림, 기술 내용 등 교과서의 해당 부분 30여 건에 대해 수정ㆍ삭제할 것을 지난달 말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인권위는 올 5월 전국 중ㆍ고등학생 39명과 교사 25명으로 교과서 모니터링 위원회를 구성, 5개월간 교과서 검증작업을 했다.

워크숍에 참가한 현직 교사들은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 등 시대적 환경을 반영해 인권 친화적인 교과서 집필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시흥시 신일초등학교 김차명 교사는 “단일 민족이란 뿌리 깊은 사고 때문에 다문화 교육은 생소하고 관심 밖의 영역이었다”며 “조화롭고 다양성이 공존하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다문화 집필 가이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학생 인권 의식 향상에 따라 학생 인권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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