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동 前대한통운 사장 집유… 229억 횡령 핵심 혐의는 무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배광국)는 22일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기소된 이국동(61) 전 대한통운 사장의 공소사실 중 회삿돈 229억여원을 횡령한 핵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돈은 거래처에 대한 환급금이나 리베이트, 영업활동비 등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므로 자금조성행위 자체만으로는 횡령이라 단정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씨가 비자금 일부로 주식투자를 했고, 거래처 골프 접대비 등 ‘사장 품위유지비’의 객관적 자료도 없기 때문에 품위유지비 전체를 횡령죄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금액의 사용처는 회사 내부 관행상 이씨에게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됐을 뿐 아니라 지출 증빙자료 제출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지도 않았다”며 이를 배척했다. 이어 “검사가 이씨가 개인적 이득을 위해 착복한 점을 특정해 주장ㆍ입증하지 않은 이상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가 부산지사에서 조성한 부외자금 중 14만 달러를 선박회사에 대한 리베이트로 쓰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은 유죄로 인정,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과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이씨는 2001~2007년 허위 전표를 만들어 회사에 제출하는 수법으로 229억여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