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의자를 붙여 놓고 누워 잠을 잔 학생을 고교 교사가 몽둥이로 때린 사실이 드러나 ‘과잉 체벌’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체벌 금지를 규정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 지 며칠 안돼 일어난 사건이어서 파장이 커질 조짐이다.
22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수원의 한 고교 교사 A씨는 지난 14일 1교시 수업시간에 잠을 잤다며 1학년 학생 2명을 복도로 내보낸 뒤 몽둥이로 엉덩이와 종아리 등을 40여 차례 때렸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은 수업시간에 의자 2개를 붙여 놓고 누워, 다른 한 명은 책상에 엎드려 각각 잠을 잤다.
체벌을 당한 학생들의 엉덩이와 종아리 등에는 심한 멍이 들고 물집이 잡혔고, 점심시간 직전인 4교시까지 교무실 앞 복도에 무릎을 꿇고 벌을 받는 바람에 수업도 받지 못했다.
이런 사실이 전해지자 해당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학교를 찾아 강력 항의했으며, 결국 A교사와 이 학교 교장이 교내 방송을 통해 공개 사과를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 사과문을 공지토록 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및 전체 학생 대상의 인권교육, 피해 학생 2차 체벌 금지 등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수원ㆍ오산ㆍ용인ㆍ화성지역 학부모회는 이와 관련, 26일 이 학교 정문 앞에서 학교 폭력 근절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기로 했다.
5일부터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하고 있는 도교육청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감사반을 보내 학생인권 침해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학교는 신입생들이 입학할 때 “교칙을 엄수하며 위반하면 학교의 모든 조치에 순응할 것임을 서약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수원=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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