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사막에서 오아시스가 발견됐다.”나사(NASAㆍ미 항공우주국)가 21일 달의 남극에 위치한 카베우스(Cabeus) 분화구에서 사하라 사막보다 두 배나 많은 수분을 발견했다고 발표해, 과학계가 흥분하고 있다. 지구에서 보면 영원한 어둠 속에 묻혀 있는 카베우스에서는 다양한 광물 성분까지 발견돼 “마치 달의 보물상자를 찾아낸 것 같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나사는 작년 10월 카베우스 충돌실험에서 채취한 분출물을 조사한 결과를 이날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 달 먼지 1,000㎏당 45리터의 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과학자들의 당초 예상보다 3배나 많은 것이다. 특히 카베우스에 존재하는 물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 1,500개를 채울 수 있는 38억리터의 엄청난 양으로 분석됐다. 달의 영구 그늘지대가 아닌 햇빛이 간혹 비치는 지역에서도 물이 발견된 점에 과학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은 카베우스 처럼 햇빛이 들지 않는 영하 230도의 영구 그늘지대에만 물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됐었다.
이번 발견은 인류가 달을 우주 개척 전초기지로 삼는데 중요한 조건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달의 얼음은 녹여 정화하면 마실 수 있고, 우주장비의 냉각수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물 성분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하면 우주에서 로켓 연료와 우주인 호흡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인류가 언제쯤 달의 물을 이용할 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고 abc방송은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정부시절 1,500억달러를 들여 2020년까지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해 화성탐사에 나선다는 ‘콘스텔레이션 프로젝트’는 올해 초 버락 오바마 정부에 의해 취소됐다.
이번 조사에서 물 이외에 은과 수은 칼슘 마그네슘 등 광물이 다수 확인됐으나, 과학자들은 그리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수은은 독성이 있어 향후 달의 물을 이용을 어렵게 만들 수 있고, 은은 채굴가치가 거의 없다고 봤다.
나사는 지난해 10월 카베우스 분화구에 시속 9OOO㎞ 속도로 LCROSS(달 분화구 관찰 탐지 위성)의 부스터 로켓을 충돌시켜 표면 물질을 솟구치도록 했다. 이후 뒤따르던 2차 충돌체인 LCROSS 모선과, 상공을 지나는 달 궤도 탐사선 LRO을 통해 그 파편과 먼지를 수집한 뒤 1년간 분석을 해왔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