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영라디오방송(NPR)이 반 이슬람 발언을 한 뉴스 애널리스트를 해고한 것을 두고 정치권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중간선거를 코 앞에 두고 보수, 진보세력이 세 결집을 위한 기 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NPR 방송은 자사 뉴스 애널리스트인 후안 윌리엄스가 18일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슬람 복장을 한 승객이 비행기에 따고 있으면 불안하다”고 발언하자 전격 해고했다.
윌리엄스는 “10년 이상 일한 NPR이 아무런 해명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전화로 해고통지를 했다”고 부당함을 주장한 뒤 “(발언은) 개인적 감정을 솔직히 토로한 것”이라며 “9ㆍ11 사태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의 해고 사실이 알려지자 보수세력은 일제히 NPR에 포문을 열었다. 지난 대선의 공화당 경선에 나섰던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의회는 NPR에 대한 지원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며 “더 이상 PPR의 인터뷰 요청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이슬람 테러와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한 솔직한 토론에 대해 NPR이 관용을 보이지 못한다면 ‘공영방송’이 아니라 ‘사영방송’”이라고 비꼬았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그의 발언이 이슬람이나 무슬림에 대한 편견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NPR은 파문이 커지자 “윌리엄스가 선을 넘은 것이 과거에도 몇 번 있었다”며 “해고는 그런 차원에서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진보세력은 “윌리엄스의 발언은 불편부당한 뉴스를 생명으로 하는 NPR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결과적으로 보수세력에 공격의 빌미를 준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사태의 한 당사자인 폭스뉴스는 윌리엄스가 해고되자마자 그와 3년간 200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맺는 등 발빠른 정치적 행보를 보였다. 폭스뉴스는 “그는 정직한 사람이며 이는 폭스뉴스의 근간인 언론의 자유와 일치한다”고 전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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