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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훼방꾼 발언 안했다" 中직접해명에 박지원 '머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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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훼방꾼 발언 안했다" 中직접해명에 박지원 '머쓱'

입력
2010.10.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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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는 21일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이명박정부는 한반도 평화 훼방꾼' 이라고 발언했다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주장을 공식 부인했다. 중국측의 입장 표명 후 청와대와 여당은 "박 원내대표가 거짓말로 국가를 망신시켰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중국의 사정이 있을 것"이라며 버티기를 했지만 박 원내대표의 정치적 신뢰도는 상처를 입었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시 부주석이 '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훼방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확인해 본 결과 이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 대변인은 또 "우리도 관련 보도와 한국 정부의 입장 발표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박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시 부주석이 지난해 5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정부는 한반도 평화 훼방꾼'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외교통상부는 "그런 발언은 없었다"고 맞서면서 논란이 확산돼 왔다.

이날도 여야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와 당 회의 등을 통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거짓말을 일삼는 것을 넘어서서 국가원수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금도마저 어겼다"고 비난했고, 박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해본 적이 없다. 벌떼처럼 달려들어 쏴봐야 죽지 않는다"고 되받아 쳤다.

그러나 오후 들어 중국 외교부가 직접 나서 발언 논란을 정리하면서 박 원내대표는 체면을 구기게 됐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박 원내대표는 거짓말로 국민을 현혹시켰고 중국에 대해서는 대단한 외교적 결례를 했다"며 "더 이상 개인과 소속 당의 정치적 욕심으로 외교를 악용하고 국익을 훼손하며 국민과 국가를 망신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고 공박했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발언이 거짓말로 드러난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며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본인의 정치적 거취마저 생각해야 하는 중대 사안"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중국 정부의 외교적 입장을 이해한다. 우리 정부의 강경일변도식 대북정책에 대한 근본적 전환을 촉구한다는 의미에서 사실을 말한 것"이라고 계속해서 버텼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박 원내대표가 '내 발언은 중국 정부가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는 취지였다. 훼방꾼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의미였다'고 말하면서 사과하면 됐을 텐데 계속해서 버티다 결국 망신만 당했다"는 평이 다수였다. 같은 당 문희상 의원까지 오전 국감에서 "(박 원내대표 발언은) 진실일 것으로 추정하지만 부적절했다"고 충고했을 정도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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