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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수사/ 李회장, 한국도서보급 헐값 사유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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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수사/ 李회장, 한국도서보급 헐값 사유화 의혹

입력
2010.10.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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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이호진(48)회장이 현재 그룹 지배회사 격인 한국도서보급을 처음 인수할 때 계열사에 재산상 손해를 끼치고, 3년 만에 매출이 7배 이상 늘어나자 회사를 헐값에 사유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태광그룹 소액주주들은 21일 티브로드기남방송 등 태광 계열사 2곳이 2003년 두산그룹으로부터 자본잠식 상태였던 한국도서보급 지분 92%를 주당 1만6,000원씩에 사들였고, 2005년 기업가치가 급상승하자 이 회장이 같은 가격에 지분 95% 인수해 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한국도서보급이 2005년 사행성 게임용 상품권을 발행하게 되면서 매출이 급증하자 이 회장이 수개월만에 회사 지분을 헐값에 사들여 사유화했다는 것이다.

도서상품권을 발행하는 이 회사는 2003년 말 매출 18억9,000만원에 순손실 13억8,000만원을 내면서 자본이 37억8,000여만원 잠식된 상태였다. 그러나 2005년 한국게임산업개발원(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한국도서보급을 게임장 경품 상품권 발행 업체로 선정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역전됐다.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이 큰 인기를 누리면서 상품권 수요가 급증했고, 회사에도 현금이 쏟아져 들어왔다. 2005년 말 기준으로 한국도서보급은 매출 157억4,000만원에 순이익 71억3,000만원을 기록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났다.

이 회장은 그 해 11월 기남방송으로부터 회사 주식을 95% 사들였고, 이 중 45%는 당시 11살이던 현준군 몫으로 배정했다. 인수가는 3년 전 계열사가 지불했던 주당 1만6,000원.

당시 업계에서는 상품권 호재로 회사 자산만 258억원에서 873억원으로 약 3배 이상 증가한 기업을 부실상태였을 때의 가격으로 인수한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이 2005년 말 실적 호조를 예상하고 미리 인수 작업을 펼쳤다는 소문도 있었다.

한국도서보급은 2006년 계열사인 피데스증권(현 흥국증권)의 지분 대부분을 사들인 데 이어, 올해는 대한화섬 지분 17.74%를 태광산업으로부터 저가에 인수했다. 대한화섬은 흥국생명과 화재, 고려상호저축은행 등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태광그룹은 한국도서보급을 금융 지배회사로 꼽는다.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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