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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 특채' 제 허물엔 입 다문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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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 특채' 제 허물엔 입 다문 국회

입력
2010.10.2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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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회의원들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친인척을 자신의 보좌진으로 채용한 의원들이 추가로 확인되는 가운데 민주당 노영민 의원 아들의 특채로 구설수에 올랐던 같은 당 소속 홍재형 국회부의장도 처남을 비서실장으로 채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참에 의원 마음대로 친인척 등을 보좌진으로 채용할 수 없도록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21일 국회사무처 등에 따르면 홍 부의장은 지난 6월 국회부의장에 선출된 후 처남인 전모씨를 1급 상당의 국회부의장 비서실장으로 채용했다. 이에 대해 홍 부의장측 관계자는 "전 비서실장은 국책은행 출신으로 대기업 임원을 지내 충분한 자격과 경륜을 갖추고 있다"며 "임명된 후 비서실장 업무뿐만 아니라 소속 상임위인 정무위에서 새로운 정책입안도 주도적으로 하는 등 홍 부의장의 의정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한나라당에서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5급 비서관이 이 장관의 7촌 조카이고,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국회직 7급 여비서도 안 대표의 친조카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안경률 의원도 누나의 아들을 보좌관(4급)으로 두고 있다.

야당에서는 홍 부의장 외에 민주당 장세환 의원이 처남을 5급 비서관으로 채용했고, 자유선진당 이영애 의원도 친딸을 인턴사원으로 쓰고 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송광호 김성조 정양석 한선교 의원과 민주당 박은수 의원 등이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처럼 의원들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이 횡행하자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은 지난 4월 국회의원이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을 자신의 보좌진으로 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동료 의원 15명과 함께 발의했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고 현재 운영위에 계류돼 먼지를 덮어 쓰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의원이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을 자신의 보좌진으로 채용하지 못하도록 연방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에는 의원이 친인척을 자신의 보좌진으로 고용할 수는 있지만 급료를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여야는 이날 이 문제에 대해 상대편 탓만 할 뿐 이렇다 할 해법을 내놓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박재우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놓고 "남에게는 인정 사정 없이 매섭고 자신에게 너그럽고 관대한 모습은 공인의 자세가 절대 아니다"며 민주당 노영민 의원 아들의 국회부의장실 특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자기 당 소속 의원들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에 대해선 침묵을 지켰다.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노 의원 문제는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스럽다"면서도 "한나라당 의원들도 비슷한 채용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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