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의 최대 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하나금융의 우리금융 인수합병(M&A)작업에 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하나금융측은 “M&A엔 전혀 차질이 없다”고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차질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테마섹이 보유지분(9.62%)를 전량 매각했다는 소식에 하나금융 주가가 전일보다 7.31%나 급락했다. 지난해 10월5일 이후 1년 여만에 최대 낙폭이다. 시장 관계자는 “최대 주주가 갑작스레 보유지분 전량을, 그것도 전일 종가보다 크게 낮은 가격에 팔았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라고 말했다.
테마섹은 이날 개장 전 보유지분을 30여 곳의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주당 3만3,400원에 전량 매각했다. 주당 가격은 전일 종가보다 6%정도 낮은 것이다.
시장에선 테마섹의 주식처분으로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해 우리금융 M&A를 추진하려 했던 하나금융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우리금융 주가가 3%나 떨어진 것 역시 향후 M&A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테마섹의 지분 매각은 하나 입장에서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인 만큼 돌발 악재는 아니다“면서도 “다만 최대주주가 지분을 정리하면서 향후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비한 하나 측의 자금조달에 부정적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은 테마섹의 지분 매각은 대주주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차익실현의 일환일 뿐이며 향후 M&A를 위한 자금조달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우금융 인수를 공식화 한 바도 없고, 매각 공고도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테마섹이 우리금융 인수에 반대해 지분을 매각했다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며 “향후 인수합병을 위한 재무적 투자자를 구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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