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 상승세가 정가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손 대표 지지율은 10ㆍ3 전당대회 이전보다 2배 가량 급상승하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10%대에 안착했다. 그의 지지율은 전당대회 전까지는 5~7% 수준이었으나 전당대회 직후에 10%벽을 넘었다.
지난 5일 동서리서치 조사에서 11.8%로 올라선 데 이어 15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12.7%까지 상승했다. 또 16, 17일 실시된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14.4%를 얻어 15%선에 육박했다.
손 대표는 야권의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였던 유시민(국민참여당)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추월해 여야를 통틀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추격하는 2위로 자리잡았다. 한때 지지율 경쟁을 벌였던 정동영 최고위원과 한명숙 전 총리 등의 지지율이 정체된 것과 비교하면 손 대표는 상당한 도약을 한 셈이다.
손 대표의 지지율 상승 원인으로는 우선 대표로 선출된 뒤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가 꼽힌다. 김지연 미디어리서치 상무는 “오랫동안 야권에 확실히 각인된 대선후보가 없었기 때문에 전당대회를 계기로 전면에 나선 손 대표에게 관심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는 야권의 전통적 지지층들이 모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특히 손 대표의 지지율 상승은 내용적으로 충실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손 대표는 인천ㆍ경기에서 19.3%의 지지율을 기록함으로써 수도권 약진 현상을 보여줬다. 486세대의 한 전직 의원은 “중도와 보수 진영에서 거부감이 덜한 손 대표는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 등에 비해 확장성이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비호남’ 출신임에도 호남의 전략적 선택을 받은 것도 야권에서 그의 위상을 높인 배경으로 꼽힌다.
관심은 손 대표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다. 한나라당 내부에선 “20%까지 올라갈 것”(홍준표 최고위원)이라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1차 고비는 ‘지지율 17%’ 돌파라는 분석이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윈지코리아 이근형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계복귀 이후 지지율이 한동안 17% 안팎에서 움직였고 17대 대선 때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도 상당 기간 17% 였다”며 “17%를 돌파하면 전통적 야당 지지층을 넘어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일반적으로 야권의 확실한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마의 20%’ 벽을 넘어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때문에 지금은 ‘자신들만의 리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추가 상승의 동력은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다. 이근형 대표는 “정치권을 뛰어넘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행보로 ‘손학규 가치’의 재발견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지율이 정체하거나 오히려 하락세로 반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당내 경쟁그룹의 견제를 어떻게 뛰어넘을지도 과제로 남아 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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