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태광그룹 사주 일가를 위한 골프장 회원권 고가 매입’ 의혹을 받고 있는 흥국화재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조만간 이 부분에 대한 특별검사도 검토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1일 “보험사 상시감시 과정에서 이달 초 흥국화재가 시세보다 지나치게 비싼 값에 골프장 회원권을 대거 사들인 정황을 포착해 관련 자료를 제출 받았고 현재 흥국 측의 최종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흥국 측의 해명이 석연치 않을 경우 조만간 이 문제에 대한 부문검사(특별조사)에 나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5년간 적자가 2,148억원에 이르는 흥국화재는 올 8월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일가 소유의 동림관광개발이 강원 춘천시에 짓는 골프장 회원권을 1구좌당 26억원씩 312억원 어치나 매입해 논란을 낳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전반적인 골프장 회원권 시세가 급락세인데다 초고가 회원권도 20억원대인데 비해 흥국의 투자는 지나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해 초 흥국생명에 대한 정기검사 당시, 같은 골프장 회원권 매입에 대해 조사했으나 ‘무혐의’ 처분을 내려 논란을 빚고 있다. 흥국생명은 2008년6월 같은 골프장의 회원권을 1구좌당 22억원씩 220억원 어치 매입했다. 일각에서는 현행법상 골프장 회원권을 분양하려면 골프장 건설 공정률이 30%를 넘어야 하지만 동림 측이 착공 1년 전부터 계열사들에 회원권을 판 사실을 금감원이 묵인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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