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를 받던 40대 남성이 수사에 대한 불만을 적은 메모를 남기고 자살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한국환경공단의 농촌 폐비닐 수거 민간위탁자인 이모(45)씨가 18일 오전 6시45분께 의정부시 녹양동의 한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1월부터 경기 남양주시에서 폐비닐을 수거하고 있는 이씨는 국가보조금과 장려금 부당수령 및 환경공단에 뇌물을 준 혐의(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경기경찰청 2청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이씨가 집에 남긴 A4용지 절반 크기의 메모에는 '힘없고 고생하는 사람 범죄자로 만들어서 한 건 올리면 보탬이 될까' '짜 맞춰 수사를 하는 과정에 눈물이 난다' 등 수사에 대한 불만과 고통 등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강압수사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이씨 컴퓨터에서 환경공단 직원에게 뇌물을 준 일지를 발견하자 심적 부담을 느껴서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의 메모를 바탕으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의정부=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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