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일부 의원이 직계가족을 비롯한 친인척을 자신의 보좌진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의원 보좌진은 국회로부터 급여를 받는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장관 딸의 특채를 비판하던 여당 의원들이 자신들의 친인척을 채용한 것을 놓고 '공정사회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국회사무처 등에 따르면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을 맡고 있는 3선의 한나라당 송광호 의원은 자신의 딸을 국회의원실 비서관으로 8년 넘게 채용하고 있다.
장녀인 송모(45)씨는 송 의원이 1992년 14대 총선에서 처음 당선된 뒤 9급 비서관으로 임명됐다. 송씨는 1995년 7급으로 승진했고, 송 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2000년 5급 비서관으로 다시 임명됐다. 8년간 비서관을 지낸 송씨는 송 의원이 2008년 3선에 성공한 뒤에는 일단 다른 직장에 다녔지만 올해 5월 다시 5급 비서관으로 채용됐다. 현재 송씨는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실에 출근하면서 매월 평균 460여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딸은 14대 총선 전부터 지역구 활동을 함께 하며 나를 도와준 정치적 동반자"라며 "현재 성실히 출근하면서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의 매제도 김 의원의 4급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다. 초선의 한나라당 정양석 의원은 자신의 남동생과 조카를 각각 4급 보좌관과 9급 비서관으로 두고 있다. 정 의원의 남동생(47)은 2008년 5월 임명된 뒤 정책과 정무 분야를 담당하고 있으며, 조카인 정모(33ㆍ여)씨는 2008년 9월 9급 비서관으로 채용됐다. 남동생은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정 의원의 구청장 출마 준비를 도우면서 선거캠프에 합류했고, 조카인 정씨는 2008년 총선 당시 정 의원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각각 530여만원과 210여만원의 월급이 지급되고 있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이들은 단순한 친인척 관계를 넘어 정치를 함께 하는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재선의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도 친척 1명(39)을 4급 보좌관으로 두고 있다. 친척인 한모씨는 2004년 5월 6급으로 채용된 뒤 2005년 5급을 거쳐 2006년 4급으로 승진했다. 민주당에서도 노영민 의원의 아들(26)이 같은 당 소속 홍재형 국회부의장실의 4급 기획비서관으로 채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노 의원은 이에 대해 "아들은 미국 유수 대학의 경제학과를 졸업했는데, 홍 부의장실에서 영어와 경제 분야에 능통한 보좌진이 필요하다고 해서 아들을 소개한 것"이라며 "4급이라고는 하지만 6개월로 기한이 정해져 있는 임시직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노 의원의 아들은 본인의 취업이 논란을 일으키자 부의장실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또 장애인으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친동생을 5급 비서관으로 채용했다. 이밖에 한나라당 소속 B의원의 아들과 같은 당 K의원의 조카도 각각 보좌진으로 일하다 사직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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