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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교석 노리타운 대표 "실패가 보약… 한국판 실리콘밸리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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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교석 노리타운 대표 "실패가 보약… 한국판 실리콘밸리 꿈"

입력
2010.10.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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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러워 했다. 때로는 자신감과 패기가 묻어났지만, 겸손함을 잃지는 않았다.

"아직은 제가 나설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만…." 20일 서울 여의도 안철수연구소에서 만난 송교석(40) 노리타운스튜디오(이하 노리타운) 대표는 낮은 목소리로 말문을 열어 갔다.

노리타운은 안철수연구소의 사내 벤처(옛 고슴도치ㆍ2006년말 결성)에서 이달 4일 분사한 국내 최초 사회관계형게임(SNG) 개발 및 서비스 분야의 독립 법인으로 송 대표는 우리나라 SNG 부분을 개척한 1세대다.

SNG는 스마트폰 대중화 바람에 힘입어 온ㆍ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사회관계형서비스(SNS)가 인기를 끌면서 최근 급팽창중인 블루오션 시장. 시장조사업체인 싱크에퀴티리서치에 따르면 2011년 미국의 SNG 시장 규모가 10억달러로 전망될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생각을 좀 많이 했다고나 할까요? 온ㆍ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날이 반드시 올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송 대표는 노리타운의 잉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여느 벤처업체와 달리 회사 밖으로 나온 노리타운이 주목 받는 이유는 성장성높은 콘텐츠 분야에 진출한 데다, 적지 않은 기간 동안의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쳐 회사 운영에 필요한 경제적인 자생력도 이미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할 때까지 고난과 시련도 많았다.

"고슴도치가 만들어지고 난 후, 2년 넘게 돈만 까먹고 벌어오는 게 없었어요. 회사에 눈치가 보이는 것은 당연했죠. 기다렸다는 듯, 여기저기 사내에서도 (고슴도치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위기였어요." 그는 상기된 얼굴로 노리타운의 전신인 고슴도치에서 보낸 아찔했던 시간들을 이렇게 떠올렸다.

고슴도치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던 순간, 든든한 응원군을 자처한 곳은 다름 아닌 회사 수뇌부였다.

"안철수 교수 등을 포함한 회사 경영진에선 고슴도치를 변함없이 지지해 줬습니다. 덕분에 매출도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그는 SNG에 대한 잠재 성장성을 믿고 인내하며 끝까지 믿어 준 회사에게 노리타운 출범에 대한 공을 돌렸다. (안철수 교수는 현재까지도 수시로 노리타운 경영진과 함께 향후 비전 등을 공유하며 확실한 후원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랜 산고 끝에 얻은 열매는 서서히 빛을 내고 있다. 미국 페이스북에 추격 게임인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공개(2009년), 현재까지 30만명 이상의 이용자들을 확보하면서 존재감 알리기에 성공한 노리타운은 현재 국내 SNG 시장에서도 아이돌 육성을 주제로 한 '해피아이돌'을 앞세워 4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름이 알려지면서 노리타운에게 해외 10여개국에서 전략적 제휴를 요청해 오는 기업도 늘고 있다.

노리타운 분사의 초반 스타트가 순조로워 보였을 까. 아직은 먼 훗날 얘기지만, 일부에선 노리타운을 벤처기업의 롤 모델로 자리한 NHN의 대를 이을 후발주자로까지 지목하고 있다. 실제 노리타운의 성장 일기는 삼성SDS에서 사내 벤처로 출발, 약 2년여 동안 시범 운영을 마치고 출범(1999년)해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한 NHN과 닮은 꼴이기도 하다.

그러나 송 대표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실패한 벤처인들도 품고 안아주는 한국판 실리콘 밸리를 만들고 싶어요. 적어도 한 두 번의 실패로 그들에게 남아 있는 열정과 희망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일은 없었으면 하니까요."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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