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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콧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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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콧물

입력
2010.10.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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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아이가 콧물이 나기 시작했다. 어린이집 친구들 여럿이 감기에 걸렸다더니 그새 옮아온 모양이다. 하루 두고 봤는데 점점 콧물이 많이 나고 아이도 힘들어하는 것 같아 병원엘 데려갔다. 의사는 청진기로 배와 등을 진찰하더니 아이에게 “아∼” 해보라며 목구멍을 들여다봤다. 그리곤 옆으로 돌아앉아 보라며 양쪽 귓속을 살폈다. 콧물이 나온다는 증상을 분명히 얘기했는데 코가 아니라 목과 귀를 진찰하는 게 희한했다.

목을 본 이유는 콧물이 목구멍으로 내려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색깔이 누런 콧물이 목으로 많이 넘어가면 축농증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 또 콧물이 넘어가면서 아이가 자꾸 삼키면 귀에 염증(중이염)이 생길 수 있단다. 아이들은 코와 귀를 연결하는 이관(耳管)이 곧고 짧아 코감기가 쉽게 귀로 퍼지기 때문이다. 의사는 “목도 귀도 깨끗하네요, 콧물 날 때 색깔이 누렇진 않죠?” 하면서 콧물을 줄여준다는 약을 처방했다.

콧물이라고 다 같은 콧물이 아니다. 콧물의 점도나 색깔 등에 따라 아이의 몸 상태는 전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원인이 다르니 치료법도 당연히 다를 터. 물처럼 맑고 투명하면서 끈적이지 않는 콧물은 단순한 코감기. 며칠 푹 쉬거나 약을 먹으면 줄어든다. 단 수시로 맑은 콧물이 나온다면 알레르기성 비염인지 확인해야 한다.

감기에 걸린 뒤 2주 정도 지났는데 나아지지도 않고 콧물이 누렇게 변하면 급성 축농증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크다. 밖으로 배출되거나 목으로 넘어가야 할 콧물이 코 안쪽 부비동이라는 공간에 고여 있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끈적끈적해지는 게 축농증이다. 찐득찐득한 콧물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면서 기관지를 자극하기 때문에 기침도 점점 잦아진다. 급성 축농증은 바로 치료하면 대부분 완치된다. 하지만 곧 낫겠지 하고 방치해두면 만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사실 평소에도 코 안쪽 점막에선 미량의 콧물이 난다. 숨을 쉴 때 공기 중에 있는 이물질이 폐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감기바이러스 같은 병균이 코 점막에 침입하면 이를 없애기 위해 코 조직이 다량의 수분과 백혈구를 침입 부위로 내보낸다. 그래서 콧물이 많아져 코 밖으로 흐르게 된다.

가을이 점점 깊어간다. 결혼 전엔 사람들 옷차림에서 가을이 왔구나 했는데, 이젠 아이가 훌쩍대는 소리가 가을을 알린다. 예전엔 10월이면 괜히 마음 한 켠이 싱숭생숭했는데, 지금은 아이가 환절기를 잘 버텨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이 먼저다. 엄마라는 자리에 익숙해지려면 아직 멀었는지, 하루쯤은 아이 생각 잠시 접고 전처럼 가을 타며 보내고 싶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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