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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대기업 탈세와의 전쟁" 선전 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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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대기업 탈세와의 전쟁" 선전 포고

입력
2010.10.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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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기업ㆍ대주주들의 탈세에 대해 사실상의 전쟁을 선포했다. 정부는 탈세한 대기업과 오너들은 물론, 앞으론 이를 도와준 법무(로펌)ㆍ회계법인에 대해서도 처벌할 방침이다.

이현동 국세청장은 19일 20개 국내 대형 법무ㆍ회계법인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이 아니라 성실하게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우리 일부 대기업들은 아직도 과거 세금을 보는 자세에 안주하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청장은 이어 "대기업이나 대주주가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혜택 받고 여유 있는 사회구성원으로서 이행해야 할 최소한의 나눔이자 사회적, 윤리적 책임이다"이라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이 같은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이 사회적 화두로 제시한 '공정사회론'의 연장 선상에서 대기업 및 오너들의 세금탈루를 뿌리 뽑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현재 태광그룹의 변칙 상속ㆍ증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도 상생협력을 저해하는 기업관행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사실상 사정당국 전체가 대기업 및 기업주들의 불법ㆍ불공정 행태에 대해 칼을 뽑아 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 청장은 특히 대기업 세무문제를 처리해주는 법무ㆍ회계법인들에 대해 "고객인 대기업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입장이기도 하지만 국가가 공인한 세법전문가로서의 공적 기능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세청장이 법무ㆍ회계법인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 같은 언급은 대기업ㆍ오너들의 탈세나 소득축소신고를 도와주는 법무ㆍ회계법인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행 법상 조세범칙 행위자뿐만 아니라 그 업무를 대리한 법무ㆍ회계법인ㆍ세무사 등도 처벌할 규정이 있지만 그 동안 적극 적용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는 탈세 및 불성실 신고 등을 막기 위해 법규정을 적극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해 변호사나 회계사들도 처벌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한편 국세청은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개인회사를 이용해 알짜 계열사를 헐값에 사들이고, 내부거래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면밀히 들여다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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