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충북 괴산군 장연면 방곡리 마을회관에 인근 마을 주민들까지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각자 낡은 가전 제품이나 헌 옷가지 등을 들었다. 경운기, 관리기 등 농기계를 끌고 나온 이도 있었다.
마을회관 마당에 먼저 나와있던 사단법인 한국기능선수회 충북지회(지회장 김순태) 회원 70여명은 주민들이 가져온 물건을 점검하고 수리하기 시작했다.
노란색 조끼를 맞춰 입은 기능인들이 이 날 펼친 서비스는 농기계 수리를 비롯해 이ㆍ미용 봉사, 옷 수선, 도배, 침 시술, 영정사진 촬영, 용접, 자동차 점검 등 12개 분야. 각종 기능경기대회 입상자 출신인 회원들은 각자의 기능 기술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무료로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받은 주민들은 신바람이 났다.
경운기 수리 서비스를 받은 한갑수(76)씨는 "지난 봄 경운기 발동이 잘 안 걸리는 문제가 생겼지만 바쁜 농사철인데다 수리비 걱정이 앞서 손을 놓고 있었다"며 "먼 산골까지 찾아와 준 기능인들이 너무나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늦게까지 펼쳐진 기능인들의 봉사에는 방곡리를 비롯해 광진, 광석, 간곡, 진대리 등 5개 마을 주민 600여 명이 나와 다양한 서비스를 받았다.
한국기능선수회 충북지회가 농촌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1989년. 회원들이 보유한 기능을 전문기술 혜택을 받지 못하는 농민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매년 두 차례 오지 농촌마을을 돌면서 봉사하고 있다. 이 단체 김경옥(58ㆍ전통복식전문가)사무국장은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괴산=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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