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국시리즈는 SK는 장점만, 삼성은 단점만 부각된 시리즈였다. 삼성이 4연패를 당할 팀은 아니지만 역시 단기전은 흐름과 경험이 중요하고 그런 면에서 SK의 압승이었다.
SK 4연승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서 얻은 경험이 소중한 재산이 됐다. 벤치는 철저하게 선수들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야구를 추구했고, 이는 완승으로 승화됐다.
4차전만 보면 SK는 찬스에서 매우 적극적이었던 반면 삼성은 너무 소극적이었다. SK 박정권은 승부가 갈린 4회에 장원삼의 초구를 공략해서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하지만 삼성은 찬스만 되면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스스로 압박 당했다.
올해 한국시리즈의 분수령은 2차전이었다. SK는 2차전에서 삼성의 실질적인 에이스인 차우찬을 피해 이승호(37번)를 선발로 내세웠는데 삼성이 무기력한 공격 끝에 패하고 말았다. 2차전 패해 후 삼성은 급격히 피로가 누적된 모습을 보였고, 이는 집중력과 자신감 저하로 이어졌다.
한국시리즈뿐 아니라 올해 포스트시즌은 선발이 아닌 불펜 싸움으로 전개됐다. 한국야구가 그만큼 불펜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각 팀의 전력분석 성공률이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야구는 벤치와 선수들간, 투수와 타자간 리듬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SK 타자들은 찬스에서 적극적인 공격으로 점수를 얻어줌으로써 마운드에 확실한 믿음을 심어줬다.
하지만 삼성 타자들은 찬스 때마다 침묵하면서 마운드에 “1, 2점만 줘도 어렵겠구나” 하는 부담만 지웠다. 그러다 보니 투수들은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고 그럴수록 자기 공을 던지기 어려웠다. 모든 면에서 SK의 완승으로 끝난 2010 한국시리즈다.
전 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ㆍK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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