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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극 ‘이’에서 공길 역 맡은 탤런트 정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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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극 ‘이’에서 공길 역 맡은 탤런트 정태우

입력
2010.10.19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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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21대 임금 희종, 조선의 6대 임금 단종, 10대 연산군, 12대 인종. 배우 정태우(28)씨가 사극에서 맡아온 역할이다. 단종은 아역 때부터 세 번이나 했다고 하니, 가히 왕 단골배우라 할 만하다.

이런 정씨가 곤룡포를 벗고 ‘왕의 남자’가 된다.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인 연극 ‘이(爾)’에서 궁중광대 공길 역을 맡은 것이다. 공길은 장녹수의 질투를 받을 정도로 연산군의 총애를 받는 인물이다.

“전하는 이 몸의 주인입니다. 전하가 없으면 도리 없이 죽사옵니다.” 19일 서울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어깨를 드러낸 채 여린 목소리로 연기하는 정씨의 모습은 영락없는 공길이었다. 버들가지로 그를 내려치는 연산군 역은 김뢰하씨. 김씨는 드라마 ‘전우’에서 정씨와 호흡을 맞춘 뒤 그에게 ‘이’ 출연을 제안했다.

“공교롭게 출연하는 연극마다 그렇게 됐네요.” 정씨는 지난해 처음 연극에 도전한 ‘에쿠우스’에서도 동성애를 연상시키는 앨런 역을 맡았다. 그는 그러나 “연산군과 공길의 사랑은 단순히 성적 매력에 의한 끌림과 다르다”고 말했다. “‘지 새끼 먹일 게 없어서 똥간 구더기 먹이는’ 삶을 봐온 공길의 아픔은 술과 여자를 위안 삼았던 고독한 연산군의 아픔에 닿아 있다”는 해석이다.

광대 역으로 변신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은지 묻자 그는 “전혀”라고 답했다. “부담스러운 부분은 따로 있어요. 사람들이 ‘왕의 남자’의 이준기씨와 ‘이’에서 호연한 오만석, 김호영씨를 기억하잖아요. 나는 잘해봐야 본전이죠.” 하지만 굳이 다르게 하려는 욕심은 내지 않는다. 다만 감정표현을 좀더 치밀하게 하고 싶다고 했다.

“드라마 ‘왕과 나’에서 연산군 역을 할 때 상황이 많이 안 좋았어요. 그날그날 쪽대본을 받아가며 하루씩 촬영했는데, 그래서 오히려 역할에 고도로 집중할 수는 있었죠.” 그는 “연산군이 돼 봤으니 연산군이 좋아하는 공길의 캐릭터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쿠우스’ 때는 그의 공연을 50회나 본 팬도 있었지만, 그는 아직은 드라마 세트장이 더 익숙하다. 그는 “평상복으로 매니저 없이 대학로를 누빌 때 자유를 느낀다”면서도 “이제는 ‘연기자’에서 ‘배우’가 된 것 같은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연극은 제 22년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 됐어요. 내년 10월쯤 입대할 예정인데, 그 전에 연극 한 편 더 하고 싶어요.” 11월 4일~12월 5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1588-5212

김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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