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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라 바야데르’/ 백색 발레의 황홀함, 그리고 한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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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라 바야데르’/ 백색 발레의 황홀함, 그리고 한 여인…

입력
2010.10.1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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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150여명, 의상 400여벌, 무게 200kg에 육박하는 대형 코끼리 모형과 온몸에 금칠을 한 무용수까지. 대인원이 필요한 클래식 발레에서도 블록버스터급에 속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가 29일~11월 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라 바야데르’의 배경은 인도 사원이다. 서로 사랑하는 무희 ‘니키아’(사랑)와 젊은 전사 ‘솔로르’(야망). 솔로르는 권력에 눈이 멀어 공주인 ‘감자티’(권력)와 결혼하고, 니키아는 감자티의 계략에 빠져 죽음을 맞는다. ‘라 바야데르’는 1877년 러시아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에 의해 초연된 작품으로, 유니버설발레단은 1999년부터 이 작품을 무대에 올려왔다.

지난해에 이은 앙코르 공연인 이번 무대에서 주목할 부분은 원숙미와 패기로 맞서는 주역무용수들의 아름다운 대결. 국내 최고령 발레리나인 임혜경(39)씨는 이 무대를 끝으로 교육자ㆍ안무가로 변신한다. 입단한 지 16년 만이다.

임혜경씨는 ‘살아있는 니키아’라 불린다. 또렷하고 이국적인 마스크는 니키아가 살아온 듯하고, 성숙한 연기에 관객은 눈시울을 붉힌다. 그는 1999년 이 작품의 한국 초연 당시 니키아 역을 맡아 큰 주목을 받았다. 2004년에 출산 5개월 만에 무대에 선 역도 니키아였다.

그런 그가 니키아로 은퇴한다. 마지막 파트너는 볼쇼이발레단의 수석무용수 루슬란 스크보르쵸프. 장신에 노련한 임씨의 파트너가 마땅치 않아 초청한 무용수다. 신장 174cm인 임씨와 180cm를 훌쩍 넘기는 스크보르쵸프의 하모니는 시원한 볼거리를 선사할 것 같다.

수석무용수 황혜민과 엄재용, 강예나와 이현준씨 커플도 지난해에 이어 니키아와 솔로르로 분한다. 발레단의 간판스타다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임씨 못지않게 주목받는 건 세계 최고(最古)의 발레 콩쿠르인 불가리아 바르나 콩쿠르를 올해 제패한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의 무대. 솔로르 역의 김기민(18)군과 니키아 역의 박세은(21), 감자티 역의 채지영(19)양의 평균 나이는 스무 살도 안 된다. 유리한 신체조건과 체력을 지닌 이들은 화려한 테크닉을 선보인다. 가벼운 점프는 물론 2막에서 감자티의 32바퀴 회전도 기대할 만하다.

발레단의 어린 주역 김나은, 정위, 손유희도 각각 니키아, 솔로르, 감자티 역을 맡는다. 임씨 커플과는 반대로 단신들의 조합이다. 발레단 측은 “테크닉이 좋지만 아직 주역 연기는 생소한 탓에 시험적 성격이 강한 무대”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의 3막 ‘망령들의 왕국’은 백색 발레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죽은 니키아를 비롯해 출연진이 순백의 튀튀를 입고 한 명씩 등장, 통일된 동작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군무가 눈여겨볼 만하다. (02)580-1300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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