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포화 상태를 벗어나니 안양의 평촌아트홀이 보인다. 평촌아트홀은 서울 공연물의 2차 소비지를 벗어나 완전한 초연작을 보유하게 됐다. 지명도 높은 두 배우에게는 늘 공연하던 곳을 조금 비껴나 새 관객을 만나는 즐거움이 덤으로 따라온다.
안양문화예술재단이 창작 무대 제작 시리즈 1편으로 평촌아트홀에서 서주희, 손병호의 1인극 ‘들리는 연극 - 아이스크림 라디오’를 잇달아 공연한다. 라디오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한 모노 드라마 형식으로 펼쳐지는 이 무대는 연극은 결국 배우의 예술이라는 진리를 새삼 확인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청취자의 사연이 소개되는 라디오 생방송, DJ와 PD를 중심축으로 하는 또 다른 세계가 작품의 두 축이다. 코믹하면서도 역설적인, 때로 황당하기까지 한 사연들은 객석에 긴장마저 불러일으킨다. 이 시대를 파고드는 작가의 입심 덕택이다. 무대는 따라서 언어의 천국이다. 인물을 상상하고 사건을 구축하는 것은 객석의 몫이다. 커다란 메인 스피커 대신 작은 스피커를 객석 중간 곳곳에 배치, 새로운 청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극작가 이해제씨에게는 2007년 ‘다리풍 모단걸’ 이후의 신작이라는 의미가 따른다. 또 1999년 화제작‘흉가에 볕들어라’ 이래 굳건히 유지돼 온 연출가 이기도씨와의 궁합을 다시 한번 과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공연영상위원회의 ‘경기 창작 도우미’ 지원 사업 선정작이기도 한 이 무대에는 모두 1억2,0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서주희는 21~24일, 손병호는 25~28일 출연한다. (031)687-0500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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