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노동계가 은퇴연령을 62세(현행 60세)로 올리는 정부의 연금개혁입법에 반대하며 전국에서 6일째 무기한 총파업을 벌이는 가운데, 18일(이하 현지시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연금개혁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이에 노동계가 그동안의 저항 움직임을 총집결해 19일 전국 200개 도시에서 대규모 폭력 시위를 예고, 프랑스 전역에선 유혈충돌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사태가 심각하게 치닫자 상원은 당초 20일로 예정된 개혁안 표결을 일단 연기했다.
영 BBC방송은 19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연금개혁 반대 시위대들에게 도전적 발언을 했다"며 "총파업 이후 최대 규모 시위가 예고된 19일 밤 프랑스 정부는 시위대를 강경 진압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전국 정유공장 12곳 모두가 파업해 항공 교통이 마비되고 261개 학교가 휴교하는 등 악화일로의 프랑스 총파업 사태는 결국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유류공급이 막혀 항공당국은 프랑스행 항공기에 왕복이 가능할 정도로 기름을 채워 오라고 당부했을 정도다. 초고속열차(TGV)의 운행도 절반가량 취소됐다. 현지 언론들은 고등학생까지 참여한 이번 파업 사태가 "1968년 학생혁명의 재연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학생들의 시위참가가 늘고 있는 것은 정년연장이 결국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자에서 "파업을 주도하는 노조에선 오늘(19일)이 정부의 연금개혁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극단 저항으로 맞설 것이란 말들이 나온다"며 "지난주부터 고등학생들이 시위에 참여하면서 방화가 벌어지는 등 시위가 격화했고 질서도 잡히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2005년 파리 북부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이민자 폭동에 준하는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혈사태를 막아야 하는 기로에 섰다"고 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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