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승천하는 경제성장세를 바탕으로 항만물류 분야 세계 1위에 오른 중국이 하늘길도 오성홍기(五星紅旗)로 뒤덮을 기세다.
한국항공진흥협회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국제공항협회(ACI)의 2009년 항공수송실적 자료를 참고로 해 18일 작성한 '세계항공수송동향'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성장률이 가장 크게 상승한 10개 공항 중 중국 공항이 5개나 포함돼 있었다. 베이징공항이 성장률 16.9%로 1위를 차지했고, 선전공항(14.4%)이 3위, 상하이푸둥공항(13.7%)이 4위, 광저우공항(10.8%)이 5위, 상하이홍차오공항(9.6%)이 6위에 올랐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만이 유일하게 여객성장률 2위로 중국 공항들을 비집고 톱 5안에 랭크됐다.
이 같은 급성장에 힘입어 베이징공항은 2008년 세계 8위 수준이던 여객 처리실적 부문에서 단숨에 3위에 올랐다. 특히 중국 공항들은 지난해 금융위기로 전 세계 공항들의 실적이 하락한 가운데 유독 급증세를 보인 것이어서 더욱 돋보였다.
중국 공항들은 화물성장률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광저우공항이 화물처리량 39.3% 증가로 1위를 차지했고 베이징, 선전, 상하이푸둥공항이 10위권 안에 포진했다. 화물처리 실적에서도 홍콩과 상하이공항이 세계 2,3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중국은 국가별 여객과 화물 수송실적에서 모두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중국 항공업의 초고속 성장은 경제발전에 따른 수출 호조와 해외여행객의 폭발적 증가 덕분이다. 지난해 해외여행에 나선 중국인수는 우리 나라 인구와 맞먹는 4,765만명에 달한다. 수출증가율 역시 올들어 월간 기준으로 30%를 상회한다. 앞서 중국은 상하이항이 지난 7월 싱가포르항을 제치고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1위에 등극한데 이어 홍콩, 선전항이 부산항을 5위로 밀어내면서 세계 3,4위를 다투는 등 항만 물류 분야에서 이미 세계 최고 자리를 차지한 상태다.
이웃나라 거인의 급성장에는 미치지는 못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 공항과 항공사들도 경제위기라는 악조건 속에서 비교적 선전했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화물수송 부문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 및 화물처리량을 종합적으로 따졌을 때 대한항공이 12위, 아시아나항공이 29위였다. 인천공항도 전 세계 공항 중 국제선 화물처리 2위, 여객처리 12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어느 분야든 중국의 급성장은 분명히 위기감을 심어주지만, 항공분야의 경우에는 중국의 상승세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을 잘 활용해 우리 항공업계의 업그레이드를 가져올 수 있도록 세심한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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