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이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가 검찰에 그룹 비리 의혹을 제보하기 전에 27억원의 돈을 요구했다”고 밝히자 박 대표가 “어떤 형식으로든 돈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맞서, 박 대표의 검찰 제보 경위가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18일 “박 대표가 8월, 9월 두 차례에 걸쳐 우리측 임원을 만난 자리에서 그룹과 관계된 의혹 및 개선사항이 담긴 내용증명을 보여주며 27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표는 지난달 20일 내용증명을 보낸 뒤 7일 내에 답변을 달라고 했지만, 검토결과 별다른 문제가 없어 대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의 27억원은 2002년부터 2년간 태광그룹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 뒤 계약해지를 당한 박 대표가 뒤늦게 요구한 위자료로, 사실상 검찰에 제보하지 않은 대가라는 게 그룹 측 주장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태광 측 임원과 여러 차례 만나 밥을 먹고, 통화도 했지만 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일축했다. 내용증명을 보낸 경위에 대해서는 “태광 스스로 내부에 잘못된 습관을 고칠 기회를 주려고 했을 뿐이며 회사를 개선하겠다는 답변서만 보냈다면 제보는 없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형사처벌을 피해보라는 의도가 아니고, 태광 스스로 자수하라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돈을 목적으로 한 제보라는 일부 시각에 대해 박 대표는 “2년 전 태광 주식을 보유한 외국계 기업이 ‘태광의 주식가치를 상승시키면 수익을 일부 나눠주겠다’고 했지만 계약하지 않았다”며 “순전히 태광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보였고, 내가 보유한 태광 주식은 2주 뿐”이라고 부인했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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