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금융 계열사인 흥국생명이 800억원대의 비자금을 운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흥국생명 해직자복직투쟁위원회 이형철(42) 의장은 18일 태광그룹이 관리하는 비자금을 합치면 1조원 가량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다른 노조원 20여명과 함께 2005년 해고 당하기 직전 흥국생명의 비자금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_2003년 당시 노조가 검찰에 고발한 내용은 무언가.
“이 회장 일가가 흥국생명 보험설계사 115명의 이름을 이용해 임의로 오너 일가의 계좌를 만들고 여기에 313억원의 일시납 저축성 보험을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97년부터 2000년까지 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이용해 보험설계사가 받아야 할 보험 유치 수당 등 17억5,000만원을 가로챘다. 당시 검찰에는 배임ㆍ횡령의 증거가 분명한 17억여원만 고발했다.”
_검찰 수사 결과는?
“벌금 500만원으로 약식기소한 뒤 사건을 종결했다. 그 뒤로 이 회장 일가가 2001년 이후 유사한 보험계좌에 500억원을 추가로 운용한 사실도 발견했다. 전체 800억원 가량의 비자금 조성에 대해 조만간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_이 회장 일가의 비자금 전체 규모는 얼마로 보나?
“계열사인 고려상호저축은행 계좌로만 현금 3,000억~4,000억원을 관리하고 있으며 태광산업 주식 14만8,000여주(1,600억원 상당)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 이밖에 흥국생명에서 마련한 비자금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거래은행과 명동 사채 시장 등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_그룹에 또 다른 비리가 있나?
“천안방송 인수과정에서도 이 회장이 아들에게 편법 증여한 의혹이 있다. 2005년 태광산업이 천안방송 지분을 이 회장이 대주주로 있던 진주방송으로 넘기는데 이 회장이 이를 아들에게 편법으로 넘긴 정황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한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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