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케냐 앞바다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대게잡이 어선 금미305호(241톤급)가 해적 본거지 하라데레로 끌려갔다가 다시 남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외교통상부가 18일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금미305호가 또 다른 선박을 공격하려는 해적들의 모선(母船)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17일 오전까지 추적한 결과 금미305호는 하라데레에서 케냐 방향 남쪽으로 290㎞ 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단 소말리아와 떨어진 남쪽으로 가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이것이 무엇을 노린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400㎞ 이상 벗어나면 케냐 해역으로 진입하게 된다”며 “해적들의 최종 종착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위성추적장치(GPS)로 금미305호를 추적 중이지만 선박에 위성전화가 없어서 직접 연락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케냐의 비정부단체 ‘동아프리카 항해자지원프로그램’ 운영자 앤드루 므완구라는 이날 “금미호가 사라진 것은 해적들이 또 다른 선박을 공격하려고 어선을 먼 바다로 끌고 나갔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그는 “해적들은 일반적으로 어선을 납치한 뒤 스피드 보트를 싣고 모선으로 이용해 조업을 가장하다 공격대상인 대형 선박이 나타나면 스피드 보트로 신속히 공격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피랍 선원 대부분이 케냐인이라는 점을 거론하면서 “케냐에서 사업하는 소말리아인들 중에는 해적들의 친지와 지인들도 많아 케냐 정부가 이들과 협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정미경 의원은 이날로 피랍 198일째를 맞은 삼호드림호 사태와 관련, “국방부와 국토해양부, 외교통상부 등의 유관 부서 모두가 삼호드림호 인질들과 연락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