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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폴 스토리 - 삼성전 히든카드 이적생 안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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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폴 스토리 - 삼성전 히든카드 이적생 안치용

입력
2010.10.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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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안치용(31)은 지난 15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삭발에 가까운 머리를 하고 나타났습니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 선수단이지만 안치용에게는 ‘첫 경험’이었기에, 심기일전의 각오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신일고 졸업 당시 ‘고교 최대어’로 꼽혔던 안치용은 연세대를 거쳐 지난 2002년 LG에 입단했습니다. 그러나 그 해 2군에만 머문 바람에 LG가 연출한 감동의 포스트시즌을 함께 하진 못했습니다. 그 후 LG는 ‘가을 잔치’ 이방인으로 전락했죠. 연세대 시절 ‘야구 천재’라는 평가를 받았던 안치용도 팀의 몰락과 함께 만년 2군 선수로 머물다 2008년에서야 첫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3할에 육박하는 타율(0.295)을 올렸습니다.

올시즌 LG의 ‘빅5’에 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던 그에게 전화위복의 기회가 찾아 옵니다. 지난 7월 이재영 권용관 최동수와 함께 SK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된 것이죠. 그 중에서도 안치용은 SK의 ‘타깃’이었습니다. 삼성전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안치용은 ‘한국시리즈용 히든 카드’였던 것입니다. 올시즌 삼성전에서 5타수 3안타(0.600)를 쳤고, 2008년엔 삼성을 상대로 생애 첫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안치용은 SK로 이적하자마자 투구에 왼 손등을 맞고 한 달여를 쉬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민경삼 SK 단장이 눈 여겨 보았던 안치용의 진가는 서서히 드러났습니다. 9월 복귀 후 11경기에서 다시 타율 3할8푼9리에 1홈런, 3타점을 올린 안치용은 트레이드 멤버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안치용은 삼성 왼손투수 차우찬이 선발 등판했던 2차전에서는 내심 선발 출전을 기대했지만, 김성근 감독은 아직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1차전에서는 9회 대수비로 교체 출전해 잠시 한국시리즈 ‘땅’을 밟은 게 전부입니다.

그래도 안치용은 행복합니다. 은퇴할 때까지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할 수 있는 한국시리즈 무대에 선 것만으로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치용은 1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4강이 목표였던 LG에 있을 땐 미처 몰랐는데 SK에서는 확실히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열망을 느낄 수 있다”면서 “대타나 대수비라도 소중한 기회로 생각하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하겠다”고 남은 시리즈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습니다.

대구=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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