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산호세 광산에 매몰됐다 69일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일부 광부들이 마지막으로 구조된 루이스 우르수아(54)가 지도자로 거론되는 데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광부 33명 중 13명은 구조 이후 처음으로 17일 사고 현장에 돌아와 가족들이 머물던 희망캠프 등을 둘러보며 조촐한 기념식을 가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광부 2명은 우르수아에게 쏟아진 찬사에 의문을 제기, 33명의 영웅 사이에 형성되고 있는 미묘한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요니 바리오스(50)는 “나로서는 그를 지도자라 부르는 것이 옳지 않아 보인다”며 “얼마나 더 갇혀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는 광부들을 이끌 능력이 없었고 가장 위급한 순간에 우리와 함께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연소 매몰 광부였던 지미 산체스(19) 역시 핵심 인사는 마리오 세풀베다(40)였다고 밝혔다. 세풀베다가 주도적으로 나서 식량 배급과 같은 결정을 다수결로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세풀베다는 두 번째로 구조된 뒤 열정적인 행동을 보이면서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날 희망캠프 주변에서는 매몰 광부들의 회사였던 산에스테반이 파산 위기에 처하면서 밀린 임금을 못 받게 된 동료 광부 300여명의 가족들이 시위를 벌여 씁쓸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바리오스는 “우리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광산업계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단을 설립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 갱도에서도 매일 8㎞ 달리기를 거르지 않았던 에디슨 페나(34)는 다음 달 뉴욕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연습을 시작했다고 UPI통신이 전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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