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선수권대회인 포뮬러 원(F1) 월드챔피언십이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다. 22일부터 사흘간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리는 코리아 그랑프리가 그것. 1라운드 바레인을 시작으로 모나코, 캐나다, 영국 등을 거친 F1 월드챔피언십은 17라운드째에 마침내 한국에서 역사적인 시동을 건다. 올시즌은 19라운드로 펼쳐지는데 코리아 그랑프리는 우승 드라이버와 팀의 윤곽이 드러날 중요한 한판이 될 전망이다.
대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귀하신 몸’인 F1 드라이버들의 입국도 줄을 잇고 있다. 특히 F1 ‘황제’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GP)와 루벤스 바리첼로(윌리엄스) 등은 전용기로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68억분의 24
F1 드라이버는 전 세계에 24명뿐이다. 그만큼 문이 좁다. 어릴 때부터 카트를 몰고 주니어리그에서 ‘떡잎’을 키운 뒤 F3, F3000을 거쳐야 F1에 진출하는 필생의 행운을 누릴 수 있다.
F1 드라이버는 부와 명예를 보장하는 타이틀이다. 7시즌 챔피언 경력을 자랑하는 슈마허는 한때 1년에 1,000억원 가까운 돈을 벌어들였다. 루이스 해밀턴(맥라렌)은 세계적 팝스타 니콜 셰르징거와 연인 사이다. 그러나 화려함의 이면에는 극한의 처절함이 있다. 레이스 중 콕핏(운전석)의 온도는 50도까지 치솟는다. 4G의 중력가속도도 견뎌내야 한다. 전투기 조종사의 고충에다 추월을 하거나 허용하지 않으려면 잠시의 방심도 허용할 수 없다. 3리터의 땀을 쏟고 레이스를 끝내면 체중이 3㎏까지 빠진다. 1시간30여분 만에 일어나는 일이다.
웨버의 굳히기냐 알론소, 베텔의 역전이냐
1등은 25점을, 2등은 18점을 얻는다. 3등부터 10등까지는 15-12-10-8-6-4-2-1점을 차례로 획득한다.
16라운드인 일본 대회를 마친 현재 마크 웨버(레드불)가 220점으로 선두,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와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나란히 206점으로 뒤를 쫓고 있다. 웨버는 굳히기를, 알론소와 베텔은 뒤집기가 목표다. 코리아 그랑프리 결과에 따라 막판 순위 싸움이 웨버의 우승 쪽으로 정리될 수도, 반대로 거세게 요동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은퇴 후 올시즌 복귀한 슈마허는 54점으로 9위에 처져 있다. 올해 그랑프리 우승이 한 차례도 없는 만큼 코리아 그랑프리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신설 서킷이라는 변수는 슈마허에게 반가울 수 있다.
22일 2차례 연습 주행(오전 10시~오후 3시30분)으로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과 처음 만나는 드라이버들은 23일 최종 연습 주행(오전 11~12시)을 거쳐 예선을 치른다. 3차례 예선(오후 2~3시)을 통해 출발 위치를 정하고, 24일 오후 3시 마침내 대망의 결선 레이스를 펼친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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