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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검찰 수사 확대/ 로비 특혜로 '제2전성기' 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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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검찰 수사 확대/ 로비 특혜로 '제2전성기' 열었나

입력
2010.10.1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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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은 2004년 이호진(48) 회장 취임 이후 태광산업을 모체로 한 섬유화학 기업 이미지를 일신했다. 쌍용화재를 인수하고 케이블 시장을 장악하는 등 공격적 경영으로 금융ㆍ방송 종합그룹으로 새로 태어났다는 게 재계의 정설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태광그룹이 각종 로비와 특혜를 통해 '제2전성기'를 구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금융그룹으로 면모를 일신하게 됐던 쌍용화재 인수와 관련해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 대목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인수 실무를 주도한 계열사 흥국생명은 지난 2004년 대주주에게 불법 대출금 125억원을 지원해 당국의 기관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 보험업법 시행령은 경고를 받고 3년이 지나지 않은 업체는 보험업 허가를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06년 금융감독위원회는 "인수주체가 지배주주가 다른 계열사인 태광산업"이라는 이유로 인수를 승인했다. 이와 관련, 태광그룹측이 당시 금감위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설이 파다했다.

게다가 금감위는 인수 경쟁사 두 곳에는 허락해주지 않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태광 측에는 허용해주고, 통상 한 달이 걸리는 지분취득 심사를 불과 열흘 만에 끝내버려 로비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국회 정무위에서 "인수자 내정설(說)까지 있었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으나, 금감위는 "법적 요건에 맞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태광그룹이 케이블TV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수성하게 된 큐릭스 인수과정의 정관계 로비 의혹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태광그룹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티브로드를 앞세워 큐릭스를 인수하는 것은 2008년 말 방통위가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해 전국 권역의 소유 제한을 완화한 직후. 당시 큐릭스는 IPTV와 경쟁하기 위해 가입자 유치전에 열을 올리던 유선방송사업자들 사이에 최고의 매물로 꼽혔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의 외사촌인 이모씨가 2008년부터 청와대에서 매체ㆍ여론 담당 행정관으로 일한 경력때문에 로비와 관련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씨는 경찰에 홍보지침 이메일을 보냈다는 논란이 제기돼 지난해 2월 사직했다. 한 대형 MSO 관계자는 "태광이 큐릭스를 인수하던 무렵 태광측이 학벌과 인맥이 좋은 직원을 통해 방송통신위원회 및 청와대와 돈독한 관계를 맺으려 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케이블TV시장 확대를 위한 정관계 로비 의혹은 2차례에 걸쳐 사정당국의 수사를 받은 사안이긴 하다.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됐던 큐릭스 인수과정에 대한 내사와 경찰에서 수사했던 '방통위 행정관 등에 대한 성접대 사건'이 그것이다. 하지만 당시 검찰 수사는 정관계 로비 의혹보다는 인수 과정의 적법성을 따지는 '제한적 수사'였으며 '성접대 사건'은 경찰에서 수사하는 바람에 로비 의혹의 큰 그림으로 번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하지만 이번은 달라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수천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된 만큼 출구조사는 불가피하다"며 "케이블TV시장 확대를 위한 정관계 로비 의혹은 비자금 용처를 규명하는 데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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