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금융권에 대대적 인사바람이 불어올 전망이다. 'G20 임무완수'를 이유로 미뤄졌던 경제팀 개각과 함께, 이명박 정부 출범 전후 취임한 주요 금융공기업 수장들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잠재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공석ㆍ임기만료 자리 줄줄이 대기
13일 지원서 접수를 마친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에는 당초 예상과 달리 장영철 미래기획위원회 실무단장이 유력한 상태다. 애초 거론되던 전ㆍ현직 고위관료들이 하나도 지원하지 않은 것을 보면, 장 단장 쪽으로 이미 '교통정리'가 이뤄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게 금융권 분석이다.
장 단장은 옛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현 정권 출범 후 기획재정부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 공약인 공기업개혁을 담당했다. 캠코 사장은 앞으로 면접심사를 거쳐 주주총회 의결과 금융위원장 제청 및 대통령 임명 절차를 밟은 뒤, 다음달께 선임될 전망이다.
다음달 말에는 이번 금융권 인사의 하이라이트가 될 기업은행장 공모절차가 시작된다. 은행 관계자는 "11월말~12월 초 행장추천위원회가 공모를 통해 지원자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용로 현 행장의 대내외적 평가가 워낙 좋아 재신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불문률처럼 되어 있는 '공기업 수장 연임불가'원칙이 걸림돌이다. 외부에선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용환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어떤 경우든 관(官)출신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6개월째 공석 상태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자리도 관심이다. 그 동안 숱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계속 금통위원을 임명하지 않고 있는 것은 결국 'G20 이후 논공행상'때문이라는 게 금융권내 공통된 시각.
이 경우 이창용 G20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데, 일각에선 "지금의 이 단장 정도라면 금통위원 보다 큰 자리로 갈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금융위원장이나 경제수석설도 있고, 우리나라에 배정된 국제금융기구 고위직으로 갈 것이란 소문도 있다.
우리금융지주 수뇌부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현재 진행중인 민영화의 안정적 추진을 감안하면, 이팔성 지주회장은 연임할 것이라는 예상이 일단은 높은 상태. 이종휘 행장도 연임을 희망하고 있지만, 과거 받았던 문책(2회 경고)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관건이다.
개각 향방 따라 희비 갈릴듯
하지만 이 같은 예상은 G20 회의 후 단행 가능성이 높은 경제팀 개각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누가 새 장관과 차관이 되느냐에 따라 잠재후보군에 있는 전ㆍ현직 관료들의 동선이 연달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개각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을 걸로 보고 있다.
윤 장관 후임얘기는 별로 나오지 않고 있지만, 금융위원장의 경우 최근 최중경 경제수석의 이름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창용 단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등도 유력한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다만 재정부 장관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금융위원장은 지역안배 원칙 등이 적용될 전망이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되는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개각 때 교체(혹은 영전)될 수도 있고, 임기를 채울 수도 있다. 교체될 경우 후임에는 권혁세 부위원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안갯 속에 쌓여 있는 개각의 향배에 따라 최근 수뇌부 동반퇴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신한금융지주 등 민간 금융사의 후계 구도도 영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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