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의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연내 개헌 추진은 어렵게 됐다”며 개헌 화두에서 발을 빼고 있지만 한나라당 김무성,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김 원내대표는 17일 “올해 안에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11월에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이후에 국회 내 개헌 논의에 불을 지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G20 이후 당에서 본격적으로 개헌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개헌을 하든 안 하든 결론을 내려야 하고, 당의 입장 정리를 위한 의원총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2007년 4월 여야 원내대표들이 작성한 ‘개헌 문제를 18대 국회 초반에 처리한다’는 합의문을 공개한 뒤 “개헌은 18대 국회에 주어진 임무”라고 강조하면서 “시기가 늦고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손을 놓으면 직무유기”라고 역설했다.
그는 개헌특위 구성과 관련, “개헌은 숫자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합의를 봐야 하는 것”이라며 “개헌특위는 여야 동수로 한다든지 하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개헌에서 손을 놓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김 원내대표는 “개헌은 국회에서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박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개헌에 대한 구체적 안을 내야 민주당도 무엇이든 결정할 게 아니냐”면서 “여권이 먼저 안을 정식으로 내놓고 협의하자고 하면 우리 당에서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 등이 ‘정권 연장과 실정 호도를 위한 여권의 정략적 개헌 추진에 반대한다’고 선을 그은 것과는 온도 차이가 있다.
김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유독 ‘개헌 의지’를 보이는 것은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을 해야 한다는 두 사람의 소신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물론“개헌 추진 과정과 권력구조 개편 이후에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두 사람의 이해가 일치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17일 “여야 간 개헌 관련 빅딜은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