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두 달 반이다. 새 장관 내정자의 낙마로 유인촌 문화관광부장관이 직무를 계속하고 있다. 국무총리가 임명되기 전까지는 임명절차 등 법적 문제가 있어 어쩔 수 없었다고 치자. 국회 동의를 거쳐 지난 1일 김황식 새 국무총리가 취임하고도 17일이 더 지났다.
그러나 아직도 새 문화부장관 임명에 대해서는 감감 무소식이다. 대통령이 지금 장관으로 연말까지는 간다고 해서 그때까지 손을 놓고 기다리겠다는 건지, 아직도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결과로 때아닌 '문화 레임덕'현상만 심각해지고 있다. 새로운 정책은 물론, 책임 있는 행정까지 실종돼 문화부 부재라는 말이 들린다.
물러날 장관은 욕 먹어가며 소신 정책을 펼 의욕을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을 후임 장관에 미루고, 남은 기간 말썽 없이 조용하게 지내다 나가겠다는 모습이다.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국립극장 법인화와 공연특성화 문제에 대해 "시간을 주면 정리를 잘할 것"이라며 "내가 (장관) 오래하지 않으니 걱정 말라"고 말해 야당의원들의 반발을 산 것도 이 때문이다.
무작정 비난만 할 수도 없다. 퇴임이 기정사실인 그로서는 새로운 정책이나 인사는 후임장관에게 맡기는 것이 실효성이나 관례에 비추어 옳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후임자를 뽑아야 한다. 지금 당장 대통령이 임명하더라도 국회청문회를 거쳐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려면 보름 이상 걸린다. 그 기간에도 문화부의 레임덕은 계속된다. 안 그래도 문화부가 인사문제에 발목이 잡혀 정작 중요한 정책은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들어온 마당에 더 이상 시간 낭비로 국정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석 달 전까지만 해도 문화부와 산하기관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신재민 장관 내정자의 문화부 조직과 인력 개편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사퇴와 새 후임자 임명 지연으로 그런 분위기도 사라졌다. 버티기로 일관하는 위원장과 엉터리 국감자료를 낸 영화진흥위원회만 봐도 알 수 있다. 한시가 급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