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에서 네덜란드 여성 살해 혐의로 기소돼 가택연금 중인 한국인 여성 한지수(27)씨가 17일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온두라스 검찰이 1심 재판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에 항소할 수 있지만 1심 진행 과정을 봤을 때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씨는 올해 연말까지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온두라스 법원은 이날 구두 선고를 한 데 이어 내달 5일 선고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다. 이번 선고로 한씨는 가택연금에서도 풀려났다.
스킨스쿠버 강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온두라스에 머물던 한씨는 2008년 8월 같은 아파트에서 살던 호주 출신 30대 남성이 술집에서 데려온 네덜란드 여성의 변사 사건에 휘말렸다. 현지 경찰 조사를 받은 한씨는 이집트에서 스킨스쿠버 강사를 지낸 뒤 2009년 8월 미국으로 출국하려다 카이로 공항에서 인터폴에 체포됐다. 온두라스로 이송된 한씨는 수감됐다가 같은 해 12월14일 보석으로 가석방된 뒤 한인교회에서 지내왔다.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온두라스 로아탄 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외교부 직원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장을 파견해 한씨를 지원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6월 포르피리오 로보 온두라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번 사건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구했다. 온두라스도 이번 사건을 본심 관할법원으로 이첩 후 이례적으로 한 달 만에 1심 재판을 신속히 진행했다. 온두라스에선 법원 이첩 후 재판까지 적어도 2개월 이상 소요된다.
한편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호주 출신 30대 남성의 행방은 아직까지 묘연한 상태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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