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원색과 거친 붓터치로 비극적 역사나 현대 도시의 인물을 주로 그려왔던 서양화가 서용선(59)씨가 풍경화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서울 팔판동 리씨갤러리에서 11월 30일까지 열리는 ‘서용선의 풍경화’전은 그가 3~4년 전부터 틈틈이 그려온 풍경화를 소개하는 자리다.
2008년 작품에 전념하기 위해 서울대 미대 교수직을 그만둔 그는 경북 청송군 주왕산, 전남 강진군 백련사 등 전국을 다니며 풍경을 담았다. 빨강, 파랑 등 그의 그림의 특유의 원색은 그대로지만, 인물화와는 전혀 다른 부드러운 감성이 느껴진다. 특히 오랫동안 단종의 죽음을 작품 소재로 삼아왔던 그가 강원 영월군의 단종 유배지 풍경을 그린 ‘청령포’의 경우 원과 삼각형 등 단순화된 형태를 통해 한층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서씨는 폐광촌을 기록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위해 10년간 매달 강원 태백시를 찾으면서 풍경화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한다. “계절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자연에 대한 감각이 깨어난 것 같아요. 언젠가 저 모습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풍경화를 시작하니 눈 앞에 펼쳐진 정보가 너무 복잡하고 많아서 당황하게 되더군요. 최근에야 겨우 거침없이 그릴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는 “다음에는 지리산을 그린 풍경화만 모아 전시를 열고 싶다”고 덧붙였다. (02)3210-0467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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