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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쾌속선 또 사고…"임신부도 타고 있었는데 고장난 배로 8시간 회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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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쾌속선 또 사고…"임신부도 타고 있었는데 고장난 배로 8시간 회항"

입력
2010.10.1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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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끔찍한 경험이었다. 고장 난 배를 타고 8시간이나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야 했다.”

16일 오후 일본 근해에서 기계 고장으로 회항 소동을 빚은 한일고속여객선 코비3호(160톤) 승객 박모(33ㆍ전북 남원시)씨는 하루 뒤인 17일 다른 배편으로 부산항에 도착하자마자 분통을 터트렸다.

박씨 등 승객 160명과 승무원 등 166명을 실은 코비3호는 16일 오후 2시께 일본 후쿠오카(福岡) 하카다(博多)항을 출항, 부산으로 항해하던 중 오후 3시께 일본 근해에서 갑자기 고장을 일으켜 멈춰 섰다. 코비3호는 뱃머리의 유압조향장치 연결핀이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코비3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의 안내를 받아 저속으로 회항, 밤 11시께가 돼서야 다시 출발지 하카다항에 도착했다. 코비3호는 부산_후쿠오카를 2시간 55분 만에 주파하는 쾌속선으로 왕복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다.

박씨는 “고장으로 배가 멈추자 승객들이 거세게 항의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멀미를 했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잠을 청하는 등 고통스러운 모습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한 승객은 “가족 중 임신부가 있어 혹시 문제가 생기자 않을까 노심초사했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이 선박이 3월에도 비슷한 고장을 일으켜 문제가 된 데다 이번엔 파도가 높지 않았는데도 멈춰선 점을 들어 선사 측의 정비 불량 등 근본적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비3호는 앞서 3월 2일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운항에 나섰다가 고장으로 10시간이나 표류 사고를 내 당시 해경이 선사 대표와 선장 등을 선박안전법 위반으로 입건하기도 했다.

선사는 이번 사고 승객들에게 1만2,000엔(약 16만원)의 위로금과 호텔 숙박비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고 선박 승객 160명은 이날 오전부터 다른 선박 3편에 나눠 부산항에 도착했다. 코비3호도 이날 오후 5시께 도착했다.

부산해경은 선장 등 운항책임자를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전문가와 함께 사고 선박을 정밀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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