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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 "독일, 다문화 사회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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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 "독일, 다문화 사회 실패했다"

입력
2010.10.1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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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을 휩쓸고 있는 반(反)이민 대열에 가담했다.

메르켈 총리는 16일 독일 포츠담에서 집권 기민당(CDU) 청년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다문화 사회를 건설하려는 독일의 노력은 완벽히 실패했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최근 유럽 각국은 물론 독일 정치권에서도 반이민 정서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메르켈 총리까지 나서 강한 반감을 표출함에 따라 독일 내 반이민 정책이 강화할 지 주목된다.

메르켈 총리는 특히 이날 연설에서 “1960년대 초부터 우리는 외국 노동자들을 독일로 불러들였고 이제 이 나라에서 함께 살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이 계속 머무는 게 아니라 언젠가는 떠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독일의 노동력 이주장려 정책에 따라 대거 독일로 이주한 한국 광부와 간호사 등을 포함한 지적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다문화 사회를 이뤄 서로가 사이 좋게 지내는 해법은 완벽하게 실패했다”고 단정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독일어를 하지 못하거나 독일어를 구사하는 가정에서 자라나지 못한 이들은 여기에서 환영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메르켈 총리가 연정 참가정당 등으로부터 받고 있는 반이민 정책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기사당(CSU)의 호르스트 제호퍼 당수는 지난 9일 “다른 문화권의 이민자들은 사회 통합이 어렵다”며 “이제 터키와 아랍 국가들로부터 이민을 더는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독일에서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자국 경제가 굳건함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외부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불만이 높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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