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소액주주 대표로 그룹의 편법 상속ㆍ증여 및 비자금을 이용한 정관계 로비 의혹을 검찰에 제보한 박윤배(53)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15일 "태광은 다른 재벌그룹들이 활용했던 편법 상속ㆍ증여 방식을 종합적으로 이용해 재산을 대물림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DJ정부에서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을 지내기도 한 박 대표는 2002년 태광그룹의 자문위원으로 영입돼 약 3년간 그룹 구조조정을 담당했다.
-검찰에 제보하게 된 계기는.
"2002년 자문위원으로 그룹 구조조정을 맡아 약 6개월 동안 이호진 회장을 빼고 대부분의 경영진을 교체했다. 그런데 그때부터 이 회장이 그룹을 사유화하기 시작했다. 2004년 이 회장의 경영능력을 의심하는 계열사 사장 등 5명과 함께 그룹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것이 빌미가 돼 2005년 해고됐다. 지난해 초 태광산업 주식 400억원 어치를 보유한 외국계 회사와 연결된 것을 계기로 그룹 비리를 규명하고자 (검찰제보를) 준비해 왔다."
-개인적인 섭섭함 때문에 제보를 했나.
"검찰도 그 대목을 물었지만 나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서다'고 답했다. 태광은 불법적이고 배타적으로 돈을 벌고 있다. 태광의 시가총액은 정상대로라면 6조원인데 지금 1조원밖에 되지 않는다. 모두 이 회장이 빼돌린 탓이다. 공정사회에 반하는 행태다."
-태광그룹의 편법증여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나.
"대한민국 다른 어떤 기업도 시도하지 않는 방식이다. 저가 신주를 발행해 2세에게 넘기는 방식과 계열사들이 핵심 기업에 매출을 몰아주는 방식 둘을 합친 새로운 형태의 세습이다. 다른 재벌의 경우 적어도 후계자가 30대는 지나야 불법세습이 이뤄졌는데 태광은 12살 때부터 세습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비자금은 어떻게 조성ㆍ관리됐나.
"이 회장의 모친 이선애씨가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모두 현금으로 관리하고 있다. 선대 회장의 상속분 가운데 33%를 빼돌린 뒤 이를 현금화해 계열사인 고려상호저축은행 등에 분산 보관해 왔다."
-정관계 로비는 어떻게 진행됐나.
"2008년 그룹은 티브로드를 위한 '맞춤형 법개정'을 위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회와 방송통신위원회, 청와대 등에 로비자금을 뿌렸다. 워낙 현금이 많다 보니 로비자금을 건네는 데도 증거를 남기지 않은 것 같다. 그 돈이 누구에게 얼마나 갔는지는 검찰이 밝힐 몫이다."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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