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당초 국회 개헌특위를 조속히 구성해 헌법 개정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으나 여야 정당과 대선주자들 간의 입장 차이로 인해 연내 개헌 추진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연내 또는 내년 초 개헌을 추진해왔던 여권의 핵심 인사들이 15일 개헌 논의를 G20(주요 20개국)정상회의 이후 또는 내년으로 늦추자고 주장해 연내에 본격적인 개헌 공론화를 하기도 어렵게 됐다.
연내 개헌이 무산될 경우 2012년 대선과 총선을 앞둔 정치적 일정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18대 국회 임기 중 개헌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내 개헌론'을 폈던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날 "모든 정치적 사안은 G20 회의 이후에 논의해야 한다"며 "지금은 G20 정상회의에 전념해야 할 때로 다른 현안을 가지고 정치 쟁점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연내 개헌론과 관련, "여야가 합의만 하면 일정상으로 (올해도) 가능하다는 얘기였지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한발 물러섰다.
G20 회의가 11월 11,12일 열리기 때문에 정기국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G20 이후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해 연내에 개헌 논의를 마무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권 핵심 관계자도 이날 "당과 정부, 청와대가 힘을 모아 계획을 갖고 개헌을 추진하는 상황이 아니다"며 "현실적으로 개헌 논의 타이밍이 지난 것 같다"고 밝혔다.
개헌론자인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이날 "현직 대통령이 개헌을 추진해 성사된 전례가 없고, 대통령의 개헌 추진 의사는 오히려 역풍을 일으킬 것"이라며 대통령의 개헌 주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나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여야의 주요 대선주자들이 개헌에 부정적이어서 개헌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현행 헌법과 민주주의 정신에만 충실해도 권력집중을 해소할 수 있다"며 "(여권이) 정권연장 술책으로 개헌을 추진한다면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개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근혜 전 대표도 4년 대통령중임제로의 개헌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현시점에서의 개헌 논의에는 부정적이다. 민주당 이낙연 사무총장은 이날 "개헌을 둘러싼 여권 내 혼선이 지금까지도 심한 것을 보면 18대 국회 임기 내 개헌은 매우 힘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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