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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부산 동보서적의 폐업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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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부산 동보서적의 폐업을 보면서

입력
2010.10.1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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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30년 된 서점 동보서적이 적자를 견디다 못해 1일 폐업했다. 가격 할인 정책을 앞세워 전국을 장악한 온라인서점에 밀리고 서울의 대형 서점들이 잇달아 지방에 진출하면서 치인 결과다. 동보서적은 지상 1~3층에 서점, 지하 1층과 지상 4층에 문화공간을 갖춘 대형 서점이다. 그런 곳도 문을 닫는 판이니, 작은 동네서점은 말할 것도 없다. 폐점이 줄을 잇는 가운데 남은 곳은 대부분 참고서를 팔아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비보는 계속될 것 같다. 최근 세계출판협회(IPA) 신임 회장에 선출된 네덜란드 출판그룹 엘스비어의 부회장 지영석씨는 작은 서점은 점점 더 유지하기 어려울 거라고 예상한다. 여전히 물리적 공간으로 남는 데도 있을 것이고,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데도 나올 것이다. 책을 소개하는 서점의 역할은 유효하지만, 생존 여부는 독자의 요구에 얼마나 잘 부응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본격적인 전자책 시대의 개막은 서점의 운명을 또다른 격랑에 몰아넣을 것이다. 우리는“예전에는 서점에 가서 책을 샀지”라고 회상하게 될지도 모른다. 도서관은 이미 책 없는 도서관이 등장했다. 미국 텍사스대학의 샌 안토니오 캠퍼스가 지난 달 문을 연 응용기술과학 도서관은 세계 최초의 100% 전자책 도서관이다. 이 곳에 종이책은 한 권도 없다.

격변하는 출판 환경에서 책과 서점의 미래를 점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든, 독자는 운명의 열쇠를 쥔 주역이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에게 서점의 폐업은 결코 남의 일이 될 수 없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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