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색깔과 기교가 인상적인 생상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중국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게 돼 기대가 커요.” 지난 5월 커티스음악원을 졸업하고 7년째 미국에서 전문 연주자의 꿈을 다지고 있는 신예 바이올린 주자 한효림(20)씨에게 한국음악협회가 마련하는 무대는 큰 도약대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더 잘 알려진 막심 벤게로프, 아시아 음악계의 맹주를 넘보는 중국 국립교향악단(CNSO), 세계적 기량의 아카펠라 연주단들, 한국 최고(最古)의 챔버 오케스트라인 서울바로크합주단(리더 김민) 등 참가자들의 면면만으로도 화려하다. “큰 연주회를 통해 나를 보여주고 싶다”는 한효림씨의 바람은 충분히 근거 있다. 이번 음악제의 목표가 대중적 프로그램과 화제의 연주자를 내세운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스타 바이올린 주자 벤게로프와 서울바로크합주단이 더불어 빚어낼 음악제 첫날인 11월 4일 무대부터 주목된다. 다섯 살 때 솔로이스트의 길에 들어서 굴지의 오케스트라와 음반사에 단골로 초대된 그는 ‘비올라 탱고’ ‘록 콘서트’ 등 재즈, 록 같은 대중적 장르에 재능을 아끼지 않는 선택으로 일반인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 왔다. 또 소외계층 아동을 위한 자선 공연을 세계 도처에서 개최하는 등 그 행보가 클래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2007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성공적으로 데뷔, 승승장구의 길을 걷고 있는 ‘지휘자 벤게로프’로서다. 무대를 휘젓는 몸놀림, 천변만화하는 얼굴 표정, 음악에 도취돼 흘러나오는 흥얼거림 등 바이올린 주자로서 보여줬던 그의 카리스마가 지휘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그가 서울바로크합주단을 지휘할 곡은 모차르트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등. 고현수(바이올린), 슈트렐레(비올라) 등이 협연한다.
증국 국립교향악단 대 KBS교향악단의 승부는 어떻게 귀결될까. 11월 9일, 11~14일 무대를 펼칠 CNSO는 1996년 창단 이래 ‘제2의 오자와 세이지’라는 별칭을 얻은 지휘자 신차오니의 시대를 맞아 전성기라는 평가다. 한효림, 김지연씨 등 한국 바이올린 주자들이 협연한다.
독일의 니니베, 헝가리의 풀문, 미국의 메트로 등 5개 국의 아카펠라팀과 한국팀 쿨아카펠라는 정가 아카펠라와 판소리의 겨룸을 보여준다. 11월 8일 무대 ‘3대륙 6개 국가 최정상 아카펠라 그룹’은 이번 행사의 대중성을 증명한다. 11월 4~10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1~14일에는 구미, 거제, 부산 등지에서 공연이 열린다. (02)744-8060~1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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