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했을 때는 얼떨떨하고 어안이 벙벙했는데 ‘아 해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어요.”
지난 달 중국에서 열린 '2010 미스 투어리즘 퀸 인터내셔널'에 참가해 각국을 대표하는 75명 가운데 1위를 차지한 하현정(23)씨.(한국일보 9월 27일자)
한국인 최초로 국제 미인대회에서 1위를 수상했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는 듯 했다. 그는 1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위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톱5에만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관광산업의 발전과 국제문화 교류를 목적으로 1993년 스리랑카에서 처음 열렸으며 2004년부터 매년 중국에서 열리고 있다.
"동양인이 톱5에 드는 것 자체가 힘든데다가 주최사가 중국과 말레이시아인 터라, '그 나라 출전자들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았어요. 막상 1위에 '코리아'가 불리고 난 뒤에도 전 줄 몰랐어요. 옆을 봤더니 절 쳐다보고 있더라고요.(웃음)"
하씨는 우승의 비결로 미소와 인사를 꼽았다. "합숙기간 20일 내내 다른 나라 친구들보다 더 많이 웃고 인사하자는 생각 하나로 보냈어요. 힘들수록 더 웃으려고 노력한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그는 이어 "국제대회에서 1위를 하니까 '우리나라를 인정해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의 미를 조금이나마 알렸다는 생각에 뿌듯했다"고 말했다.
1위 수상에 앞서 특별상(미스 매력상)을 받았을 때는 솔직히 좀 서운했단다. 톱5 안에 들지 못해 받는 상이라고 여겼기 때문. 그는 "얼굴은 웃었지만 마음은 좋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하씨는 가족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2008년 갑작스레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라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는 "장녀로서 가족에 대한 책임감 때문인지 엄마와 동생이 전보다 더 애틋하게 느껴진다"며 울먹였다.
전남 광주 출생인 하씨는 스타가 되기보다 전공(동국대 연극과 졸업)을 살려 무대에 서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재학 당시 뮤지컬 '페임'과 연극 '우리 읍내' 등에도 출연한 그는 "연기력을 좀 더 쌓고 싶다"며 "연극으로 기초를 다진 후라면 모를까 아직은 연예계에 진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닮고 싶은 배우로 미스코리아 선배이자 대학 선배인 고현정을 꼽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 받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하씨는 이날 대한산업보건협회 부설 한마음 혈액원의 헌혈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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