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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그들이 세상을 바꿨다

입력
2010.10.1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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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세 구리 광산에 매몰됐던 광부 33명이 13일(현지시간) 사고 70일만에 안전하게 모두 구조됨에 따라 그동안 최악의 노동 환경 국가로 지목받아온 칠레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14일 광부들과 병원에서 만나 “노동자들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며 “노동자를 보호하고 건강과 존엄성을 지키는 법을 보완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피녜라 대통령은 이 같은 혁신적인 노동 환경 개선 정책에 대해 “뉴딜과 다름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광부 등 노동자들의 복지 강화는 물론 작업장 안전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 다짐했다.

미 시사주간 타임은 14일 보도에서 “구조된 광부들이 칠레 노동자의 사회적 지위를 한 층 끌어올리는 공을 세웠다”며 “남미 최고 부유 국가임에도 선진국으로 도약이 힘들었던 칠레가 국격을 높이게 됐다”고 전했다.

칠레의 노동자 계층의 임금은 평균적으로 월 300달러(미화) 수준이다. 다른 남미 국가들에 비해 사정이 나쁘지 않지만 사무직 근로자와 격차가 크고, 물가가 높아서 약 60% 정도의 임금인상이 절실하다고 노동전문가들이 지적한다. 또 고기에 비해 비싼 채소 섭취량이 부족해 다른 직군 근로자보다 훨씬 높은 위암 발병률을 보여온 점도 칠레 노동자 계층의 우울한 현주소였다. 타임은 피녜라 대통령이 노동자의 임금인상은 물론 안전한 작업환경 마련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마련되고 있다”고 평했다.

특히 노동환경 개선에 큰 변화가 기대되는 것은 칠레정부가 광산 등 작업장 안전강화에 할당될 예산을 3배까지 증액하기로 한 약속 때문이다. 타임은 "칠레 전국 4,500개 광산의 안전 감독관이 16명에 불과할 정도였다"며 "피녜라 대통령이 안전 감독관을 대폭 늘리고 시설들에 대한 전반적 점검에 착수하기로 한 약속이 노동환경 후진국의 오명을 씻어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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