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경찰서는 150년 이상 수령의 희귀 소나무 수십억원어치를 훔쳐 판 혐의(특수절도 등)로 김모(35)씨를 구속하고, 일당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해 12월 경북 영주의 한 야산에서 시가 1억5,000만원 상당의 소나무 세 그루를 캐내는 등 2008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을 돌며 소나무 200여 그루를 훔쳐 팔아 16억여원을 챙긴 혐의다.
조사결과 이들은 소나무 군락지인 경북과 충북 일대에 7개 팀을 운영하면서 수령 100년 이상의 특수목을 찾아 사진을 찍어오는 ‘찍새’, 포크레인 등으로 야산에 도로를 내고 나무를 캐는 ‘굴취책’, 훔친 나무를 옮겨 심어 관리하는 ‘보관책’ 등 역할을 조직적으로 분담해 야간에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들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범행이 발각되면 가짜 범인을 고용해 대신 처벌받게 했고, 묘지주인 등을 매수해 소나무 반출증 등을 허위로 발급받기도 했다. 특이한 모양 덕에 시가 6,000만원이나 하는 쌍관 등 희귀목 20여 그루는 운반ㆍ판매 과정에서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훔친 소나무인 줄 알면서도 100여 그루를 사들여 부유층 별장 여러 곳에 산 가격의 3배 이상을 받고 팔아 넘긴 혐의(장물취득 등)로 조경농장 운영자 조모(46)씨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전문 굴취책 권모(52)씨 등 공범도 쫓고 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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