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1일, G20 정상회의가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 특별취재팀의 일원으로 방한한 로버트 콜(가명) 뉴욕타임즈 기자는 대서양홀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는 도중, 프레스센터로 가는 길을 잃었다. 코엑스몰 안내 지도를 보고는 있었지만 거미줄처럼 얽혀진 이 곳에서 길 찾기란 쉽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가까운 상점 종업원에게 도움을 청했고, 스마트폰에서 이용자의 위치가 파악되는 실내 내비게이션 응용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를 소개 받았다. 그는 "내 위치가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 덕분에 프레스센터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고 흐뭇해 했다.
이상은 다음 달 열릴 예정인 G20 정상회의장에서 생길 수 있는 사례를 실제 상황에 맞게 엮어 본 가상 시나리오다.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G20 정상회의 기간 동안, 세계 최초로 상용화 된다.
14일 코엑스와 삼성SDS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G20 정상회의 기간(11월11~12일)에 코엑스 행사장 내부와 주변 지역을 안내하는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도입된다.
코엑스 관계자는 "실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적용된 애플리케이션을 카이스트 등과 함께 이미 개발했고, G20 정상회의 기간 동안 제공할 예정"이라며 "안드로이드폰용 애플리케이션은 이미 오픈한 상태이고, 아이폰용 또한 다음 주까지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의 강점은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을 활용, 현재 이용자의 위치는 물론이고 인근 가게를 포함해 주변 정보까지도 자세하게 보여준다는 것. 주변 지역의 와이파이 접속장치(AP)를 통해 무선인터넷에 접속하기 때문에,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건물 내에서 이동할 때도 정확한 위치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실제 환경에 가상 사물을 합성, 시각 효과를 높이는 증강현실도 적용시켜 활용 범위를 넓혔다.
현재 시중에 출시된 위성항법장치(GPS) 기반의 스마트폰용 길 찾기 애플리케이션은 정확한 위치를 제공해 준다는 장점은 있지만, 지하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무용지물이란 것과 다른 점이다.
이와 함께 국내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의 적용 범위도 내년부터 한층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 서비스를 개발한 삼성SDS도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 테스트는 마친 상태"라며 "현재 국내 주요 호텔과 백화점, 대형 쇼핑몰 등을 대상으로 이 서비스의 적용 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서비스는 또 스마트폰의 지도 화면을 카메라 모드로 바꾸면 실제 환경에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해 보여주는 증강현실도 가능하다. 삼성SDS는 현재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 해당 상점에서 취급하는 제품 설명과 각종 할인행사 내용까지 보여주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특히, 해당 가게에서 파는 것보다 더 싼 제품이 인터넷에 있는지, 비슷한 제품은 무엇이 있는지 검색하는 기술도 검토하고 있다.
정용욱 삼성SDS 기술본부 수석은 "최근 스마트폰의 대중화 속도를 감안할 때, 증강현실을 결합시킨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인터넷 쇼핑몰 등과 연계시킨 또 다른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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