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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냉전시대/ 한국은행 금리 기조도 '환율 방어'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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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냉전시대/ 한국은행 금리 기조도 '환율 방어'에 초점

입력
2010.10.1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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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가 ‘물가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목표를 제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기준금리를 3개월째 동결한 것은 치열한 환율전쟁 와중에 금리를 올렸을 경우 외국자본 유입을 불러 환율 하락세가 더 가팔라지고, 이에 따라 수출이 둔화하는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중수 총재는 “우리나라같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대외여건이 매우 중요하다”며 “주요국의 환율변동이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국제금융 상황이 굉장히 절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이 사안에 대해 많은 금통위원들이 고민을 했다”고도 밝혔다.

김 총재는 환율에 대해 강조한 반면 지난달 3.6%를 돌파한 물가에 대해서는 “외부 충격인 채소값 상승을 제외하면 2.9%였다”면서 예전에 비해 우려하는 수위를 낮췄다. 또 “3% 안팎의 물가 상승률이 계속될 것이므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살아있다”면서 향후 인상 가능성은 열어놓았지만, “대내외 여건이 굉장히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여부를) 그때그때 판단할 것”이라며 “연내에 올릴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초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차 양적완화’가 단행되면 글로벌 유동성이 우리나라에 더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우리나라 경기도 원화 절상에 따른 수출 둔화로 점차 악화할 가능성이 크므로 연내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전쟁이 지속되는 한, 금리인상은 어렵다는 얘기다.

최동철 우리선물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 결정문을 보면 ‘금리인상 기조가 유효하다는 시그널’이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며 “금리 정상화가 잠정 연기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평가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단기간 내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가 어려운 만큼 연내 추가 금리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3%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금통위는 또 한번 ‘실기론’, 즉 금리인상의 적절한 때를 놓쳤다는 비판이 직면할 전망이다. 8월과 9월, 특히 지난달 결정적인 금리인상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에 이젠 금리를 올리고 싶어도 올리기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그 동안 여러 차례 물가상승 압력과 금리 정상화 기조를 강조해 온 한은으로선 시장 신뢰를 잃을 위험도 커지게 됐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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