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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명 모두 구출 '위대한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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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명 모두 구출 '위대한 마침표'

입력
2010.10.1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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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행운의 숫자가 된‘33’

칠레 산호세 광산 지하 622m에 갇혔던 광부 33명 가운데 지상행 ‘마지막 티켓’을 자청했던 루이스 우르수아(54)가 마침내 구조캡슐 ‘피닉스’로부터 지상에 내려섰다. 13일 밤 9시 55분(현지시간). 작전명 ‘산 로렌소’의 구조작업이 시작된 지 22시간 30여분 만이다. 순간 우르수아를 비추던 전 세계 TV 화면에는 구조 완료를 뜻하는 숫자 ‘33’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때로 바닥 모를 공포가 엄습하는 지하에서 예순아홉 밤을 보낸 중년의 작업반장 우르수아는 사무치게 그리워했을 아타카마 사막의 밤 공기를 천천히 들이마셨다. 세계는 33명 영웅들의 전원 무사 귀환에 눈시울을 붉혔고, 8월 5일 이후 69일 8시간 동안 이어진 감동의 드라마는 ‘완전한’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갱도 붕괴 사고 후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해 매몰 광부들의 삶을 이끌었던 우르수아가 33번째로 구조되자 현장을 지키고 있던 2,000여 명의 군중은 일제히 샴페인을 터트리고 풍선과 색종이를 하늘로 뿌렸다. 축하의 노래가 이어졌고 임무를 완수한 피닉스 위에도 아낌없이 샴페인이 부어졌다. 우르수아를 맞이한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구조를 위해 싸운 70일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며 “칠레의 가장 큰 보물은 구리가 아니라 광부들이다”고 말했다. 피녜라 대통령을 껴안은 우르수아는 “우리는 힘과 정신력을 총동원해 싸웠고 가족을 위해 버텼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응답했다. 손을 맞잡은 대통령과 작업반장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칠레 국가를 선창했다.

이날 오전 0시 11분 첫 구조자 플로렌시오 아발로스가 지상으로 나온 후 한 시간에 한 명꼴로 진행되던 구조작업은 날이 밝으면서 속력을 냈다. 피닉스의 바퀴가 의외로 잘 버텨줬고, 구조 작업자들의 호흡이 잘 맞은 덕분에 불과 25분만에 한 명을 구조했을 정도로 탄력이 붙었다. 당초 36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구조 작업은 만 하루를 넘기지 않았다.

자이메 마날리치 칠레 보건장관은 광부들의 건강상태에 대해 “대부분이 기대 이상”이라며 “다만 1명이 폐렴 증상을 보이고 있고 다른 2명에겐 치과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영 일간 가디언은 14일 “칠레 축구협회가 33명 광부에게 한국 여행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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