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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대란은 天災 아닌 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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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대란은 天災 아닌 人災

입력
2010.10.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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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유기성 작황조사와 분석 오류로 '1만원짜리 금배추'출현 열흘 전까지도 정부는 9월말 배추가격을 3,500원 내외로 예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서민 체감물가와 직결된 채소류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작황 조사 및 분석과정에서 보다 엄정한 규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열린 김장물가대책회의에 제출한 '농업관측개선방안'보고서에서 '배추파동 당시 작황 조사를 제때 하지 못해 잘못된 가격전망을 내놓았다'고 인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농경연은 지난달 1일 9월 배추가격을 1,800~2,300원으로 예상한데 이어, 그달 15일 전망 자료에서도 9월말 가격을 3,000~3,500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불과 열흘 후 시중 배추가격은 1만2,000원을 넘었다.

엉터리 예측은 추석 연휴와 날씨를 핑계로 규정대로 작황조사를 하지 않고, 가격 예측도 잘못 이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규정에 따르면 농경연은 9월초 곤파스 태풍 직후 특별 작황조사를 해야 했으나 또다른 태풍(말로)이 예보됐다는 이유로 15일 전후 실시된 정기조사 때까지 아무 조사도 하지 않았다. 또 추석 연휴에 고랭지 배추 산지인 강원 북부에 폭우가 내렸으나 농가 전화조사 및 산지 모니터링 등을 통한 작황조사에 나서지 않았다. 농경연이 배추 농사를 망친 이런 악조건을 모두 반영한 뒤 가격전망을 내놓은 것은 10월1일이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나쁜 날씨가 기본 원인이었으나 배추 가격이 평소의 10배 이상 뛴 것은 비정상적이었다"며 "가격 폭등 예보가 미리 이뤄졌다면 한시적 관세폐지와 중국산 수입 조치 등이 좀더 일찍 이뤄져 사태의 충격을 어느 정도는 약화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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