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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비노쉬 '막춤'에 광안리 카페가 들썩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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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비노쉬 '막춤'에 광안리 카페가 들썩 들썩

입력
2010.10.1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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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배우가 아닌 댄서로 이곳을 찾았습니다. 여러분 저와 함께 춤추시죠."

12일 밤 부산 해운대구 광안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 파티. 젊은 시절 세계의 연인이었던 프랑스 여배우는 행사장 마이크를 놓자마자 몸을 흔들었다. 여배우가 격렬하게 춤을 추자 파티 분위기는 일순간 달아올랐다. 여배우의 이름은 줄리엣 비노쉬. 칸 베를린 베니스 등 3대 영화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했고,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여우조연상까지 받은 이 시대의 명배우다. 25분간 이어진 그녀의 춤사위로 영화제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스크린의 여신이 춘 춤은 '관광버스 춤'에 가까웠다. '댄싱 퀸' '치키타' 등 그룹 아바의 노래에 맞춰 비노쉬가 팔을 마구 흔들며 춤을 추자 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도 나섰다. 춤판을 예견이라도 한 듯 청바지에 점퍼 차림이었다. 비노쉬 주연의 '증명서'를 연출한 이란의 명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와 티에리 프리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 홍효숙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 등이 속속 춤판에 끼어들었다.

둥그렇게 모여 춤을 추던 세계의 영화인들은 다른 사람의 어깨에 각자의 두 손을 얹고 인간 기차를 만들었다. 김 위원장을 앞세운 인간 기차는 카페 실내 한 바퀴를 돌았다. 2층 규모의 카페를 가득 메운 영화인 200명 가량은 카메라와 휴대폰을 꺼내 진기한 장면을 담았다. 어느 해외 영화인은 "이런 장면은 난생 처음"이라며 환호했다.

인간 기차가 원래 자리로 돌아온 뒤에도 춤은 계속 되었다. 비노쉬는 김 위원장과 춤을 추다 그를 포옹한 뒤 오른쪽 뺨에 석별의 정이 담긴 키스를 했다. 김 위원장의 얼굴은 불그레해졌고, 비노쉬의 눈에는 물기가 어렸다. 1996년 제1회 때부터 집행위원장을 맡아온 김 위원장은 올해 영화제를 마지막으로 물러난다. 비노쉬는 이날 오후 해운대구 센텀시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마지막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고 말했었다.

잠시 숙연해졌던 분위기는 프리모 위원장과 비노쉬가 지루박 춤을 추며 다시 활기를 띠었다. 세계 영화인의 춤으로 광안리 해수욕장 앞 카페는 '화요일 밤의 열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부산영화제는 잊지 못할 추억을 또 하나 간직하게 됐다.

부산=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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