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는 입장에서는 계약 기간인 2년이 다가오면 마음이 바빠진다. 이사 가려는 곳의 전세 시세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알아보거나 부동산중개소 유리창 A4용지에 적힌 가격을 유심히 들여다 보게 된다. 그러나 이 가격을 봐도 보증금이 얼마나 오른 건지, 같은 평수의 다른 집은 얼마에 세를 얻고 있는 건지는 알 방법이 없다. 매매의 실거래가는 홈페이지(http://rt.mltm.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전ㆍ월세 가격에는 이런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전세나 월세의 경우도 보증금 액수 등 거래정보를 인터넷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13일 국토해양부는 전ㆍ월세 거래정보시스템의 구축에 착수해 연말까지 작업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이 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임차인이 전ㆍ월세 계약 후 동사무소 등에서 전입신고를 하면서 확정일자를 받는 제도를 활용하게 된다. 확정일자를 받을 때 입력되는 ▦임대ㆍ임차인 소재지 ▦계약기간 ▦보증금ㆍ월세 등의 정보가 전산을 통해 취합되는 구조다. 새로 전ㆍ월세 계약을 맺는 경우뿐 아니라 살던 집을 재계약 할 때도, 확정일자를 받게 되면 보증금 변동분이 시스템에 반영된다.
확정일자는 전ㆍ월세 계약서 작성 일자에 대한 완전한 증거가 될 수 있는 절차인데, 읍ㆍ면ㆍ동사무소에서 확정일자를 받으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임차인에게는 보증금에 대한 우선변제권이 주어진다.
국토부는 “그 동안 전ㆍ월세 가격동향은 중개업소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일반에 제공돼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며 “실제 계약금액 정보를 취합하는 전ㆍ월세 거래정보시스템이 도입되면 보다 현실에 가까운 정보를 전ㆍ월세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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